대학들의 방학중 국제하계대학(서머스쿨)에 정작 '순수 외국인'은 얼마 없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서머스쿨을 수강하는 외국 학생에 조기유학생이나 교포 출신이 다수 포함된 것.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머스쿨이 해외로 나간 국내 학생들의 '방학 캠프' 전락을 우려하고 있다.
1,500여명 규모의 고려대 서머스쿨은 외국 학생 1,180여명 중 조기유학생·교포 출신 학생들이 약 70%에 달한다. 국내 수강생 320여명까지 제외하면, 국내 연고가 없는 '순수 외국 학생'은 350여명 정도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두희 고려대 국제교육원장은 "일정한 쿼터를 두고 유학생·교포 출신 학생들을 받은 것은 아니"라면서 "이들 학생의 경우 국내 연고가 있어 주거가 해결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학사 증축과 함께 장기적으로 순수 외국인 숫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800여명 정원의 연세대는 국내 학생 140여명을 제외한 외국 학생 660여명 중 300여명이 '교환학생'으로 와있다. 교환학생의 대부분은 국내 연고가 없는 외국인인 반면, 교환학생을 제외한 360여명 중에는 조기유학생이나 교포학생이 많이 포함돼 있다.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관계자는 "대학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단기간에 서머스쿨을 확대할 경우 아무래도 하우징(주거) 문제가 클 수밖에 없다"면서 "서머스쿨 수강 외국 학생 중에 교포 출신이나 유학생은 국내 연고나 주거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교포·유학생 비율이 높으면 하우징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학생이나 교포 학생들의 서머스쿨 대거 유입을 비판하는 시각에는 주거시설 등 인프라 부족 외에도, 교육 프로그램의 질 저하와 국내 대학들의 '몸집 불리기'에 대한 우려가 맞물려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최근 국제화가 강조되면서 서머스쿨 정원이 급작스럽게 확대된 경향이 있다"면서 "현재 추세가 지속되면 서머스쿨이 자칫 해외로 나간 국내 학생들의 '여름방학 캠프'가 돼버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 연세대생은 "서머스쿨을 수강하는 외국 학생 가운데 공부보다는 '즐기러' 온 듯한 교포나 유학생들이 종종 보인다"면서 "더구나 외국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함에 따라 방학중에 기숙사를 이용할 수 없게 된 재학생의 경우에는 상대적 박탈감도 느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교육 프로그램 질 제고'가 강조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교육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탓에 외국 학생들이 국내 서머스쿨에 몰린다"는 인식을 씻고, 교육내용의 충실함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효근 이화여대 국제교류처장은 "중요한 것은 소수를 상대로 하더라도 '제대로 교육 받았구나' 하는 느낌이 들 수 있는 고급 서비스"라며 "비용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교육 프로그램 자체의 질이나 행정서비스 제공 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두희 고려대 국제교육원장은 "서머스쿨이 교포나 유학생 출신 학생들에게 충분히 긍정적인 교육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하면서 "무조건 외국 대학이 낫다는 편견을 불식시키고, 국내에서도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것도 서머스쿨의 한 장점"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