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쿨은 사법 개혁의 계기인 동시에 건국대의 발전을 기약하는 발판이다.” 지난해 6월 ‘로스쿨 설치인가 심사기준 연구’의 연구책임자를 맡았던 한상희 건국대 교수의 말이다.
건국대의 로스쿨 준비현황을 살펴보면, 이 같은 자신감이 철저한 준비에서 나온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건국대는 1999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와 새교육공동체위원회에서 로스쿨 논의를 시작할 때 이미 로스쿨로의 변환을 계획해 왔다. 같은 해 9월 발표한 ‘법과대학 특성화 및 발전계획’이 그 대표적 예다. 이후 건국대 법대는 로스쿨 논의의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국내 최상급의 교수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서울과 충주캠퍼스를 합쳐 38명의 전임교원을 확보한 건국대는 내년 3월에 또 한 명의 교수를 충원, 총 39명의 전임교원을 확보하게 된다. 법조실무교원도 11명에 달해 전체 교원 중 28%를 상회한다. 한상희 교수는 “실무 겸임교수 6명을 포함하면 실무교수 구성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법조실무교원은 판사출신 4명, 검사출신 4명, 변호사출신 2명, 행정부 고위관료 출신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실무교원 면면은 국내 정상급 교수진으로 짜여있다. 사법연수원장과 행정법원장을 역임한 홍일표 교수를 영입했고, 사법연수원 교수 출신의 최윤회 교수는 검사, 판사, 변호사를 두루 거친 인물이다. 아울러 MBC 라디오의 ‘조상희의 생활법률’ 코너를 진행했던 조상희 변호사, 세법 전문가인 김영우 변호사 등이 최고 교수진의 명성을 더하고 있다.
현재 로스쿨 심사에서 배점 비율이 가장 높은 영역(29%)은 ‘교육과정’이다. 건국대의 로스쿨은 ‘사례와 현장 중심의 실무교육’을 표방하고 있다. 한상희 교수는 “각 법률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저명한 로펌 10여 곳과 산학협력협약을 체결했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현장성 있는 실무교육이 가능하며, 각종 사회·인권단체, 기업체 등과 체결한 협력체계로 사회봉사, 기업실무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건국대는 지난해 8월 국내 최대 규모의 법학전문도서관을 완공했다.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2,104평 규모의 법학전문도서관은 3개층이 서고와 자료실로 구성돼 있다. 보유 장서 수도 7만여권에 달한다. 법학도서관 내에는 모의법정, 국제회의장과 더불어 로펌의 분사무소 유치도 추진된다. 산학협력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로펌 분사무소 유치는 로펌 변호사들에게는 재판 준비와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 학생들에겐 실무 지식과 기술을 전달할 수 있다.
특성화 분야로는 ‘부동산법’을 선택해 다른 대학과 차별화를 이뤘다. 1970년 3월 행정대학원내 부동산전공과정을 개설, 부동산 산업 인재를 길러온 건국대는 1985년 3월 학부에도 부동산학과를 신설했다. 89년엔 부동산정책연구소를 개설하는 등 부동산 분야에서 학문적 자산을 구축해 왔다.
김영철 법과대학장은 “우선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건국대가 부동산학 분야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대학이라는 점이 반영됐다”며 “전국민이 부동산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법률적 수요도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국대는 이미 부동산학과 교수 3명을 투입시켜, 관련 교재 개발에 힘Tm고 있다. 그러나 로스쿨 졸업생이 전부 부동산 분야로 나가는 것은 아니다. ▲인권·공익법 ▲기업법무 ▲입법정책 ▲고용·노동실무분야의 교육도 구상하고 있다. 이들 분야의 교육은 이론과 실무, 사회봉사를 유기적으로 결합시킨 교육이 될 것이라는 게 건국대측의 설명이다.
로스쿨 유치의 또 다른 핵심요건은 대학의 재정자립도다. 30~40명의 전임교원, 유급조교, 법학전문사서 등에 대한 인건비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장학금을 포함한 ‘학생복지’ 영역에의 배점 비율이 13.5%에 달해 로스쿨을 유치하는 대학들은 향후 추가비용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로스쿨 정원이 150명 이하로 묶여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서 나오는 수험료만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건국대는 김경희 이사장 취임 후 8만6000m²(2만6000평)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인 ‘스

타시티 사업’에 착수했다. 스타시티 사업은 준주거지역 1만8,000여평과 상업지역 7,000평으로 나뉜다. 연건평 20여만 평에 이르는 주거·사업시설 개발 사업이다. 건국대는 절반을 포스코에 매각해 3182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중 1700억원을 병원건립과 교육시설에 투자했다. 건대가 로스쿨 준비에 100억원을 넘게 투자할 수 있었던 기반이다.
나머지 1400억원은 잔여부지 1만2000평을 개발하는데 투입됐다. 여기엔 백화점, 멀티플렉스, 할인점, 유료요양시설 ‘더클래스 500’을 지어 임대할 예정이다. 이미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시네마가 문을 열었고, 내년 말이면 유료요양시설과 롯데백화점이 들어선다.
이때부터 건국대는 임대료 수익만으로 약 300억원을 거둬들이게 된다. 여기에 파주 60만평에 개발되는 골프장, 건국대병원 심혈관센터, 유료요양시설이 ‘시니어사업’의 세 축으로 운영되면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영철 법대학장이 “상당한 돈이 들어가더라도 양질의 교육을 추구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 까닭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