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대가 로스쿨 준비에 착수한 것은 1995년 김영삼 정권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YS와 친분관계가 있었던 현승일 총장이 당시 세계화추진위원회에서 로스쿨이 추진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둘러 준비에 나서게 된 것. 당시만 해도 개념조차 낯설었던 실무교수로 판·검사 출신 2명, 국제변호사 1명을 초빙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문민정부 하에서 논의되던 로스쿨 논의는 곧 흐지부지됐고, 국민의 정부 시절에서도 ‘새교육공동체위원회’와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로스쿨이 논의됐으나 각계의 입장 차이로 중단됐다. 이후 2003년 10월 대법원 법관인사와 관련한 사법파동을 계기로 대법원 산하에 ‘사법개혁위원회’가 설치되면서, 로스쿨 논의가 재점화 했다.
국민대의 로스쿨 준비작업도 김대중 정부 시절 이후 잠시 중단됐다 2003년 말 다시 시작됐다. 국민대는 로스쿨 법안 통과 이후 그 누구보다도 일찍 시작한 로스쿨 준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실무교원 확보와 법률봉사활동이다.
국민대는 1995년부터 실무교수 위주로 교수를 초빙해 왔다. 현재 법과대학엔 총 30명의 교수 중 10명이 실무교수다. 100~120명의 로스쿨 정원을 구상하고 있는 국민대로서는 ‘교수 1인당 학생 수 12인 이하’를 충족하고도 남는다. 20% 이상 확보해야 하는 실무교원 수도 기준의 1.5배를 상회한다.
지난해 6월 발표된 ‘로스쿨 설치인가 심사기준 연구’에 따르면, ‘교육과정’ 영역의 배점비율이 29%로 가장 높다. 여기선 실무가 이뤄지는 현장과의 연계교육이 강조된다. 특히 실무를 중시하는 로스쿨 교육은 학생들의 다양한 실습·봉사활동이 필수이기 때문에 외부기관과의 체계적·유기적 연계 교육이 필요하다.

현장과 연계된 법학교육도 국민대가 갖는 강점이다. 국민대는 1997년 현승일 총장 당시 로스쿨 대비에 나서면서, 총장직속기관으로 법률상담센터를 설치했다. 이 센터는 10년 동안 국민대 법학교육이 현장과 소통하는 창구 구실을 해 왔다. 2000년 서울YMCA, 녹색소비자연대에서 10여명이 봉사활동을 펴기 시작해 2007년 현재는 한국성폭력상담소, 녹색소비자연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서울YMCA, 에너지연대, 새사회연대 등에서 32명이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국민대 법률봉사활동은 2003년부터 사회적으로 평가를 받기 시작해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로부터 일정한 경비지원도 받고 있다.
‘교육과정’ 영역은 로스쿨이 추진하는 특성화 목표와 상응해야 한다. 로스쿨을 유치하려는 대학들은 이점 때문에 ‘특성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대는 일찍부터 실무교원 영입에 나서 금융법·정보통신법·북한법·통일법 등에서 전문화를 이룰 수 있었다. 법과대학 관계자는 “6년 전부터 국내 최초로 금융법담당교수를 초빙해 금융법 강좌를 학부에 개설했다”며 “금융법 전공 전임교수 7명과 다수의 은행, 보험, 증권, 지적재산권 실무자를 외래교수로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대는 이런 인적 기반과 향후 법률수요를 예측해 ‘금융법 전문가양성’을 특성화전략으로 설정했다. 현대사회가 점차 산업자본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기관의 수적인 팽창과 대규모화로 법률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대의 또 다른 특성화전략은 ‘북한법 전문가 양성’이다. 국민대는 2001년 8월 법과대학에 북한법제연구센터를 설립했다. 현재까지도 국내 유일의 북한·통일법제 분야 연구소인 이곳은 남북 화해협력 시대에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남북 교류과정에서 발행하는 통행, 통신, 통관 등 ‘3통 문제’▲통일 후 발생하게 될 토지·재산 분쟁 ▲탈북자 문제 ▲남북한 지적재산권 문제 등을 다루기 때문이다.
이성환 법과대학장은 “로스쿨의 특성화는 두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법률 수요에 맞춘 분야와 사회에 기여하는 분야가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스쿨은 사회적 수요에 맞는 분야와 수요는 적더라도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함께 가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국민대 로스쿨의 특성화 분야중 ‘금융법’은 전자에, ‘북한·통일법’은 후자에 해당한다. 이 학장은 “금융법은 향후 법률적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법 분야는 남북교류가 늘어나도 수요가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북한법은 사회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특성화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대는 로스쿨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해공 신익희 선생이 국민대를 설립할 때 법과대학과 정경대학을 중심으로 대학을 설립한 만큼, 역사적으로도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게 국민대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 95년부터 준비한 ‘로스쿨 시대’에 대한 대비가 로스쿨 유치에 직·간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