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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인문한국 지원사업 개선을
이상환 한국외대 연구산학협력단장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인문학 연구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금년에 시작한 인문한국 지원사업의 심사가 완료, 지난 14일 최종 선정 연구소(단)의 명단이 발표되었다. 고급 인력양성, 아젠다 중심,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주요한 성격으로 한 이 사업은 그 선정과정에서 적지 않은 불협화음을 보였다.

인문학 진흥을 위해 전례 없이 많은 지원을 하는 사업인지라 각 대학 연구소들이 사활을 걸고 참여했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연구소는 그 연구의 메카로서 인력 및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나, 여기서 제외되면 그 연구를 계속하기가 어렵게 된다. 선정된 연구소가 연구 인력과 연구비를 끌어 모으는 블랙홀이 되어 초기 단계에서 동일 연구를 하는 다른 연구소들의 존폐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선정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사업이었다. 문제는 학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진한 부분이 적지 않게 노정된 사업이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내년도 해외지역연구분야 신규 사업 선정 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개선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기반이 취약한 희소지역 연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연구역량에 대한 절대평가를 하면 아직 우리나라의 지역 연구소들은 부족한 면이 많이 있다. 하지만 상대평가하면 동북아, 북미, 서유럽 지역연구는 인적·재정적 자생력을 어느 정도 확보한 반면에 여타 지역연구는 그 연구기반 확보를 위해 정부의 지원이 시급히 요구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유망연구소로 일부 희소지역 연구소가 포함되어 초보적이나마 지원이 시작되고 추후 본 사업지원 대상으로 선정될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이다.


둘째, 인문학 기반의 해외지역연구 사업은 해당 언어와 문화에 정통한 연구 인력을 갖추고 학부와 대학원에 그러한 교과과정을 개설·운영하며, 현지 기관과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연구소에 대해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금년의 경우 이러한 기준이 어느 정도 적용되었으나 내년 사업 선정 시 그 비중을 높여야 된다고 사료된다.


셋째, 심사의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심사위원 수와 지역안배를 적절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업계획서 및 면담 평가 시 한 지역에 최소 3인 이상의 심사위원을 배정해 심사의 공정성을 제고해야 한다. 최근 발표된 심사위원의 전공과 수를 고려하면 중요한 국가적 연구 사업을 수행하는 연구소 선정에 미흡한 규모의 심사위원단이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부족한 재원과 시간적 한계가 그 이유가 될 수 있으나 선정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아울러 심사위원의 심사역량과 학연 등에 관한 의혹을 완화하기 위해 연구업적과 출신대학에 대한 신중한 고려를 하고, 나아가 관련 지역학회에 기관차원의 자문을 구하여 이를 점수로 일부 반영하는 것도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금번 인문한국 사업을 둘러싼 적지 않은 잡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이 한국의 인문학 및 지역학 연구 진흥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러한 대규모 사업은 그 관리도 중요하지만 우선 역량 있는 연구소를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향후 보다 개선된 선정 기준의 마련 및 과정의 투명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7-11-26 오전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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