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바른 로스쿨을 위한 시민·인권·노동·법학계 비상대책위원회(로스쿨 비대위)가 20일 오전 10시 출판문화회관에서 공개 토론회를 갖고, 로스쿨 예비인가 과정의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지적했다. 아울러 공동입장문을 통해 ▲3000명 이상의 총정원 조정 ▲법학교육위의 재편 ▲추가 인가 ▲정원 재조정을 차기 정부에 요구했다.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는 "이번 로스쿨 예비인가는 기존 사시 합격자 배출실적을 중심으로 인가선정과 정원배분이 이뤄져 결과적으로 기존의 대학서열만 고착시켰다"라며 "지역에선 거점 국립대 위주로 선정되는 등 자의적 방식으로 이뤄져 지역균형 원칙도 지키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이 대표는 법학교육위원회에 4명의 대학 교수(서울대·이화여대·경북대·전남대)가 참여한 것도 '제척 규정'을 명백하게 위반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법학교육위원회가 기준설정, 인가대학 선정, 인가인원 결정에 관여했기 때문에 단순히 자기가 속한 대학 평가에만 빠졌다고 제척규정을 지킨 것이 아니다"라며 법학교육위원회 구성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로스쿨 예비인가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유진희 고려대 교수는 "로스쿨 법이 통과되기 1년 전에 이미 인가기준에 관한 교육부의 용역보고서가 나왔고, 이후 대학들이 이를 기준으로 로스쿨을 준비해왔다"며 "그러나 인가신청일을 불과 1개월 앞두고 발표된 새로운 인가기준에서는 일부가 합리적 이유없이 변경, 이를 예상치 못한 대학들은 감점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교수연구업적 평가 기준 ▲여교수 비율 ▲자교 출신교수 비율 ▲실무교수 비율 ▲사시 합격자 비율 등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교육부 용역보고서엔 학술진흥재단 등재지 또는 등재후보지만을 인정하게 돼 있음에도 법학교육위에서 확정한 인가기준에는 정기간행학술지(40% 인정)와 기타 논문집(20% 인정)에 게재된 논문도 인정했다는 것.
'여교수 비율'은 '계획평가'에서 '계획 및 실적평가'로 변경, 이미 여교수를 많이 확보한 특정대에 유리하게 작용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교 출신 비율은 종전의 '실적평가'에서 '계획평가'로 변경돼 일관성이 없다는 주장을 폈다.
전체 배점의 70%를 실적평가로 심사한 '실무 교수 비율'은 "인가신청 공고일인 지난해 10월 31일까지도 '계획 및 실적평가'로만 배점기준이 공개됐다가 지나 11월 8일에야 인터넷으로 공시됐다"며 "중요한 배점기준이 공문으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문제 삼았다.
'사시 합격자 비율'은 "인가기준의 등급간격이 통상 5%~10%로 정해져 있지만, 최근 5년간 평균합격자수의 점수등급간격은 100명(15점), 30명~100명(12점)으로 정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사시 합격자 중 법학부 출신 비율'의 등급간격이 50%이상(10점), 30~50%(8점)등으로 촘촘히 짜여진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강혁신 조선대 교수도 "원래 기준에선 중요치 않았던 외국어 강좌 개설 운영정도(10점), 여교수 비율(10점), 최근 5년간 사시 합격자 평균(15점), 사시합격자 중 법학부 출신 비율(10점) 등이 갑자기 포함됐다"며 "법학교육위원회 소속 위원들의 대학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내용들이었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또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원광대의 로스쿨 예비인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자인했다"며 "이는 예비인가가 편파적 심사결과에 의해 이뤄졌음을 확인케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태 영산대 교수는 "당초 계획평가로 제시됐던 도서확보(총 45점)가 실적평가 위주로 전환되면서 이에 대한 보완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했다"며 "사시 합격생 배출실적과 함께 편파적이고 부당한 심사기준 항목들이 갑자기 포함돼 평가점수가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서울·경기·부산에 이어 전국 4위를 점하고 있는 경남지역을 선정에서 배제한 점을 들어 "지역간 균형 의무를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김선정 동국대 교수는 "지방대학 배정에서 '동일생활권'과 '점수'를 기준으로 선정하면서 수도권엔 이런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며 "서울과 수도권을 구분하면서 균형발전이 문제되는 강남과 강북은 왜 구분하지 않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참석자들은 이어 새 정부에서 즉각 로스쿨 총정원 확대·추가인가·정원 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입장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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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법학교육위원회가 그동안 게임의 규칙도 만들고 심판이 되기도 하면서 불공정하고 불합리하게 끼워맞추기식 심사를 했다는 여러 근거를 확인했다. 이는 개별 대학 평가나 인가 여하를 떠나 정의와 기준의 문제로써 명백하게 해명되어야 한다고 본다.
나아가 이같이 불공정하고 자의적인 평가의 결과로 나타난 인가결과는 로스쿨의 본래 취지나 지역 균형발전 두 마리 토끼 중 어느 것도 잡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한다.
지역분열, 교육분열, 계층분열을 조장하는 정부의 행태에서 우리는 이 문제의 근원인 로스쿨 총입학정원 제한과 인가대학 수 제한이 과연 누구를 위해 왜 필요한지 근본적으로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로스쿨이 경쟁력있는 법조인 양성을 위한 교육, 지역인재가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 촉진, 국민 법률서비스 향상이라는 국민적·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질적 수준과 양적 규모가 우선 담보되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로스쿨 총입학정원은 3,000명 이상으로 조속히 조정되어야 한다. 법학교육위원회는 재편되어야 한다. 9월 본인가 전에 공정한 인가기준과 심사를 거쳐 추가 인가하고 정원을 재조정해야 한다.
이에 새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인가주의에 맞는 인가 재심사를 통해 로스쿨 추가 인가와 배정인원을 조정하여 안정적인 개원을 뒷받침해야 한다.
2008년 2월 20일
로스쿨 예비인가 의혹규명과 올바른 인가를 위한 토론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