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화 뒤집는 ‘관치’ 논란
교과부 간부가 대교협 사무총장에 ‘사퇴‘ 권고
새 정부 출범 이후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 사무총장 교체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교육과학기술부 고위간부가 직접 대교협 사무총장에게 사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4년제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대교협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사무총장 인사를 두고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대학 자율화에 역행하는 것은 물론 시대착오적인 ‘월권’ 행위라는 비판이 대학가에 제기되고 있다.
대교협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교과부 고위간부인 A씨는 김영식 대교협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건 데 이어 최근에는 직접 대교협 사무실을 방문해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교협 사무총장 교체설이 표면적으로 불거져 나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14대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후인 지난 4월 초에도 일부 언론은 청와대가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B모, K모 교수를 대교협 사무총장에 앉히려 한다는 압력설을 보도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손병두 회장은 지난 4월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교협은 대학들의 자율 협의체이므로 청와대 등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단체가 아니다. 인사 문제는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내정설을 일축했다. 현 김 사무총장은 2006년 5월 취임해 4년 임기 가운데 이제 갓 절반을 넘겼다.
손 회장이 직접 사무총장 교체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는데도 교과부 간부가 직접 나서 사무총장 사퇴를 종용하면서 대학 자율화에 역행한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교과부장관의 승인을 받긴 하지만 대교협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총장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선임해 회장이 임명하는 자리”라며 “대학 자율을 이야기하면서 대학들의 자율협의체인 대교협 사무총장 인선에 외부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가 여론도 비판적이긴 마찬가지이다. 남보우 단국대 교수는 “대교협은 공기업처럼 정부가 인사권을 가진 단체도 아니고, 더군다나 사무총장은 대학 총장들이 선출하는 자리인데 정부가 교체를 요구한다는 것은 완전히 월권행위”라며 “정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무총장 교체 여부는 대학 총장들이 결정할 일이지 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손병두 회장은 교과부 간부가 사무총장 사퇴를 권고한 데 대해 “기자간담회 때 말했던 기본 취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누구한테 들었느냐?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돼 아직 현황 파악을 하지 못했다”며 직접적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대교협 사무총장에게 직접 사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진 교과부 고위간부 A씨는 “대교협 회장이 따로 있고 사무총장은 이사회에서 선출하는데 내가 왜 그런 이야기를 했겠느냐”라며 “그런(사퇴를 권고한) 일 없다”고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교과부 간부가 전화했다는 건) 처음 듣는 말이다. 그런(사퇴 요구) 일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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