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과 장관고시 반대를 위한 동맹휴업 총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비운동권을 표방한 학생회가 ‘학교 밖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의 동맹휴업 총투표는 2003년 정부의 이라크 파병안 반대에 이어 5년 만의 일이다. 총학측은 투표 결과에 따라 6월 5일 동맹휴업하고, 총학 차원의 행동에 나설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대 본부는 “동맹휴업은 불법이고, 이를 선동하는 총학생회 집행부 간부 학생들을 징계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불과 몇 시간 만에 “학교는 학생들의 동맹휴업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번복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학생들의 투표와 동맹휴업에 관여할 경우 문제를 더 키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이정재 서울대 학생처장은 29일 오후 기자실을 방문해 “총학생회가 동맹휴업을 선동할 경우 집행부를 징계하겠다”면서 “제적까지 가능한 중대한 사안”이라는 엄포를 놓았다. 그는“총학생회가 경솔하게 동맹휴업이라는 말을 썼다”면서 ‘미숙한’ 총학생회의 행동을 질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질타성 발언은 불과 몇 시간 뒤 스스로에게 되돌아왔다. 대학 본부를 대신해 학생 관련 사안을 총괄하는 학생처장의 입장에서 ‘경솔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학생들은 이 처장의 발언에 대해 ‘공갈성 협박’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오미경 인문대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총 투표와 동맹휴업은 엄연한 학생 자치권인데, 이에 대해 학교가 징계 운운한다는 것은 학생들을 상대로 협박하는 것과 같다”고 분개했다.
대학에서 운동권 학생회의 몰락은 이미 어제 오늘의 현상은 아니다. 학생들이 상아탑인 대학에서 사사건건 정치에 관여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문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와 사회에 무관심한 학생들이 졸업 한 뒤에도 정치와 사회에 무관심해진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총학생회측도 “비운동권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안에 따라 학생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면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학교도 학생들이 사회 문제에 관심 없길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번 서울대 본부측의 대응은 경솔했다는 비판을 들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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