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가 차기 총장 선출을 두고 내부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내년 6월 말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학교 측이 '총장후보자 추천에 관한 규정(안)'을 마련했지만 교수협의회 등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만일 학교 측이 구성원들의 반발을 해소할 최종 '총장후보자 추천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향후 서강대의 차기 총장 선출 과정은 험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직선제·임명제, 절충안 마련=서강대는 총장선출제도연구위원회를 구성, '총장후보자 추천에 관한 규정(안)'을 마련했으며 11일 학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가졌다.
규정안에 따르면 서강대는 신임 총장 선거 방식을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를 구성하는 이른바 직선제와 임명제의 절충방식을 택했다. 총추위는 교수대표 15인, 직원대표 4인, 동문대표 4인, 예수회대표 4인, 학생대표 2인으로 구성된다. 총추위는 법인이 재임중인 총장의 임기만료 6개월 이전에 구성하도록 돼 있다.
총추위의 회의는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출석으로 성립되며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총추위는 산하에 '총장후보자 초빙위원회(이하 초빙위)'를 둘 수 있으며 초빙위는 5명 내지 7명의 전문성을 갖춘 자로 구성된다. 총추위는 총장후보대상자 공모 마감 후 6주 내에 평가와 심사를 마치고 후보자 3인을 선정해 무순위로 법인에 추천하도록 돼 있다.
또한 서강대는 총장후보대상자 자격으로 △가톨릭 신자로서 예수회 교육 이념을 성실히 구현할 수 있는 자 △대학사회가 요구하는 학문적·도덕적·사회적 기준을 충족시키는 자 △본교 교수일 경우 10년 이상 재직한 자로 규정했다.
강영안 총장선출제도연구위원회 위원장은 "총장선출방식에 있어 완전직선제와 완전임명제를 두고 고민한 결과 절충식 방법을 택했다"면서 "재단의 임명권을 존중하면서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방식으로 총추위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교협, "민주적 참여 보장하라"=그러나 학교 측의 '총장후보자 추천에 관한 규정(안)'에 대해 교수협의회(이하 교협)는 "지난 2005년에 재단조차도 스스로 잘못된 것임을 시인하면서 급조한 '임시 규정'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민주적 참여와 총장후보자 검증 절차를 보장하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서강대는 2005년 교수 2명이 구속되는 입시부정 사태를 겪은 후 류장선 전 총장이 중도 사퇴, 총장 공석이라는 개교 이래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이에 서강대는 당시 '총장선출규정안'을 만들고 서강대 첫 비신부 총장인 손병두 현 총장을 차기 총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교협은 "정한채 전 이사장은 류장선 전 총장 선임 후 1년 이내에 올바른 총장 선출 규정을 제정하기로 약속했다"면서 "박홍 전 이사장의 재단은 현임 손병두 총장을 선출하면서 1년 이내에 학내의 구성원들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좋은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모두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협은 "서강대를 책임지고 이끌어 갈 총장의 선출제도와 규정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교수단을 비롯한 구성원들의 총론을 모아 제정됨이 마땅하다"며 "지난 5일 오후 늦게서야 공표된 ‘총장 후보자 추천에 관한 규정(안)’은 그 일정상의 촉박함은 물론이거니와 교수단의 참여와 민주적 대표성마저 확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공청회에 참석한 교수와 학생들도 학교 측이 '총장후보자 추천에 관한 규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절차가 없었던 점과 일부 조항의 형평성에 관해 이의를 제기했다.
한 교수는 "문과대를 제외한 다른 단과대학들은 (교수들의)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았고 누가 총장선출제도연구위원회 위원이 됐는지도 몰랐다"며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새로운 총장의 정통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학생은 "학교 재정 운영의 60%를 담당하는 것은 학생들이고 학교 구성원의 대부분도 학생들이다"면서 "학생 대표를 2명으로 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총추위 구성의 민주성, 총장후보자에 대한 검증 장치 마련 등이 (공청회에서) 제시됐다"며 "민주적 절차를 유지하고 교수들이 참여할 수 있는 (총장선출) 방식을 논의해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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