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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위 1년, 정상화 전망 ‘시계 제로’
위원장 사퇴 후 2개월간 위원장 공석 상태
정상화 보이콧 구재단 배제 두고 의견 갈려
위원간 시각차 커 임시이사 재파견 가능성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가 출범 2년차를 맞았지만, 광운대·상지대·세종대·조선대 등 4개 대학의 정상화 방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 27일 위촉된 사분위원 11명의 임기는 2년으로 오는 12월로 모두 만료된다. 그러나 올해에도 4개 대학의 정상화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사학분쟁조정위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정상화 추진 대학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지난 8일 광운·상지·세종·조선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반년 넘게 정상화 진전 못 봐=
광운대·상지대·세종대·조선대 등 4개 대
학은 지난해 1~4월 교과부에 정상화 방안을 제출했다. 임시이사 파견사유가 해소됐다는 교과부에 판단에 따라서다. 교과부는 당초 임시이사들의 임기가 6월 30일로 만료되는 것을 감안, 그 이전에 이들 대학의 정상화 방안 확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임시이사들의 임기가 종료된 지 반년을 넘어서고 있는 지금까지도 4개 대학의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들 대학의 정상화 방안을 심의하는 사분위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분위가 공전하는 일차적 이유는 구재단측의 ‘보이콧’ 때문이다. 임시이사 파견 사유가 해소된 대학의 정상화를 심의할 땐 학내 구성원 외에도 구재단측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사분위 운영규정에 따르면 △해당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액의 3분의 1 이상을 출연하거나 기부한 자 △학교발전에 기여한자 △임시이사가 선임되기 전에 적법하게 선임됐다가 퇴임한 정식이사 △해당 학교법인의 임직원 △학교의 교직원 등의 의견을 들어 정상화를 심의토록 하고 있다.

정이사 선임 시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 사분위로서는 4개 대학 구재단을 상대로 수차례 정이사 후보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그러나 구재단측은 줄곧 이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후보 추천 마감시한은 지난해 10월 28일, 11월 5일, 11월 25일 등으로 계속 늦춰져 왔다.

◆정상화 ‘보이콧’ 구재단 배제 두고 대립=이에 사분 위원들의 입장은 둘로 갈렸다. 구재단측 의견을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의견과 이사 추천을 거부하는 구재단측 의견을 배제한 채 정이사를 선임하자는 의견이 대립을 이룬 것이다.

이러한 대립구도는 사분위 내 보수와 진보성향 위원 간 갈등으로 비쳐지고 있다. 대통령(3명)·국회의장(3명)·대법원장(5명)이 추천해 총 11명으로 구성된 사분위 내에서 ‘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5명이다. 특히 구재단측은 김윤자 한신대 교수, 박거용 상명대 교수, 채종화 부산경상대학 교수, 주경복 건국대 교수,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등을 ‘노무현 정권이 심어놓은 좌파 인사’로 규정, 현 사분위 틀 내에서의 정상화 심의를 꺼리고 있다. 차라리 임시이사를 재파견 해 달라는 요구하며, 새로 구성될 사분위에 기대를 거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진보성향 위원과의 대척점엔 대법원장 추천인사 5명이 서 있다. 이중 정귀호 위원장(전 대법원 대법관)은 4개 대학의 이사 공백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해 11월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사립학교법은 대법원장 추천 위원 중 한 명이 위원장을 맡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귀호 위원장 이후 박영립 위원(법무법인 화우 변호사)이 새 위원장으로 호선됐으나 최근 사임했다. 곽무근(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김영석(연세대 교수)·유원규(서울서부지법 법원장) 위원도 모두 위원장직을 고사하고 있다.

◆‘임시이사 재파견’ 여전히 유효=이런 상황에서 교육과학기술부는 한시적인 임시이사를 다시 파견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상화 방안의 조속한 제출을 요구하던 지난해 초와는 사뭇 달라진 태도다. 교과부는 임시이사를 재파견 해 4개 대학을 이사공백 상태를 메운 뒤 정상화 심의를 병행해 나가자는 입장이다. 이는 구재단측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것으로 ‘보수’성향의 사분위원들과 입장이 같다.

최근 대법원장 추천 위원들은 교과부가 제안한 임시이사 파견안이 상정돼야 위원장직을 맡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임시이사 파견안은 지난 10월 2일 상정됐다가 일부 위원들의 반대로 보류된 바 있다. 한 사분위원은 “교과부의 안건을 심의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면 누가 위원장을 맡겠느냐”며 “위원장이 선임되면 임시이사 파견안을 심의하는 방향으로 가자고 제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임시이사 파견안을 논의하지 않으면 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뜻이지만, 그간 임시이사 재파견을 반대해 온 ‘진보’성향 위원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올해 사분위 정상화 전망도 불투명=올해에도 4개 대학의 정상화 전망은 밝지 않다. 정상화와 관련한 사분위원들의 시각차가 크기 때문에 한동안 공전을 거듭하다 4개 대학에 임시이사가 다시 파견될 가능성도 높다.

사분위원 간 시각차는 ‘대학의 주인이 누구냐’는 문제와 직결된다. 진보성향 위원들이 학내 구성원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보수성향 위원들은 설립자나 구재단측에 무게중심을 둔다. 구재단측의 보이콧이 사분위원 간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진보성향의 한 사분위원은 “구재단측에 정이사 후보 추천 기회를 충분히 줬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것은 의견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성향의 한 사분위원은 “학교의 법적 주인인 설립자나 구재단측의 의견을 듣지 않고 정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학내 구성원과 구재단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4개 대학의 불만은 쌓여가고 있다. 비리로 물러난 구재단들의 복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임시이사 파견학교 공동대책위 박정원 위원장(상지대 교수)은 “사분위와 교과부가 임시이사 파견 대학을 빨리 정상화시켜 해당 대학의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고통을 끝내겠다는 의지 없이 이념타령이나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한 대학 관계자는 “여러 가지 비리를 저지르고 물러난 구재단들이 복귀하면, 또 다시 분규 사학이 생겨날 것”이라며 “임시이사를 파견하면 구재단들에게 복귀의 길을 터주는 것이다. 교과부와 사분위가 일방적으로 임시이사를 선임하려 한다면 행정소송을 통해서라도 이를 막겠다”고 밝혔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9-01-19 오전 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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