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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학부제→학과제’로 전환중
모집단위 자율화 이후 학과 전환 요구 '봇물'
전남대 “가이드라인 마련...심사 통해 학과 전환”
경북대 “학과 이기주의 우려...학부제 유지 입장”
지난해 6월 교육과학기술부의 ‘모집단위 자율화’ 조치 이후 국립대에 학과제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학부제 하에서의 학생관리와 전공교육이 쉽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대학들은 학과제 전환 시 재학생들의 소속감과 교수들의 학생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학부로 들어온 학생이 원하는 전공에 진학하지 못할 경우 중도 탈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9일 대학가에 따르면, 거점 국립대 중 경북대만 유일하게 학부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나머지 국립대들은 학부전공에 대한 학과전환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초 가장 많은 학과 전환을 이룬 대학은 전북대다. 전북대는 지난해 6월 교육과학기술부의 학생정원조정계획(모집단위 자율화)에 따라 29개 학부 중 인문학부·과학기술학부 등 14개 학부를 학과로 분리시켰다. 전북대 관계자는 “그간 학문적 성격이 확연히 다른 학과들이 묶여 있어서 학과 전환 요구가 많았었다”며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학과전환 신청이 많이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더 많은 학부가 학과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산대도 지난 3월부터 생명과학부·수학통계학부·물리화학부 등 7개 학부를 19개 학과로 전환했고, 충남대도 인문계열·사회계열·법정계열·경영학부·경제무역학부·건축학부 등 8개 학부를 27개 학과로 분리했다. 충남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누리사업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자유롭게 학과전환을 못한 학부들이 있다”며 “5월 말로 노리사업이 종료되기 때문에 학과전환을 신청하는 학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충남대는 학부별로 학과전환 여부를 신청 받아 다음달 11일 학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경상대도 올해 11개 학부가 학과로 전환했다. 총 20개 학부 54개 전공별 모집단위가 2009학년도 입시에선 9개 학부 28개 전공으로 줄어들었고, 33개 학과가 64개 학과로 늘어났다. 경상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전공 선택폭을 넓혀주자는 취지로 도입된 학부제가 실제 운영에선 그렇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성적에 따라 인기학과에 줄을 서는 현상이 나타나다 보니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강원대도 IT·BT·소방방재 등 일부 특성화 분야를 제외하고, 학과전환을 요구는 원칙적으로 모두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정충교 기획처장은 “그간 전공단위로 묶여 있던 학사단위를 학과단위로 복원하기로 결정했다”며 “학부제 실시 이전 오랫동안 학과로 유지돼 왔던 곳은 특별한 조건 없이 학과로 전환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원대는 내부적으로 학부별 의견을 받은 결과 대부분의 전공들이 학과전환을 신청했다. 다만 특성화 분야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학부제 유지와 학과제 전환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북대는 유일하게 학부제 유지를 고수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를 잘하는데 있어서 학부제와 학과제의 차이가 중요하진 않다”는 판단에서다. 김상동 기획처장은 “학과로 하든 학부로 하든 중요한 것은 교육·연구의 경쟁력 확보인데 학과(전공) 이기주의 때문에 학과제로 전환할 생각은 없다”며 “다른 대학들의 학과 전환 이유가 뭔지 면밀히 분석해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비인기 전공의 경우 입학시점에서 일정 규모의 학생 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학과제를 선호한다.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것을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처장은 이를 ‘학과 이기주의’라고 봤다. 때문에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보장하고, 학문의 융합연구·통섭교육을 위해서도 학부제 유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존 학부를 일괄적으로 학과 전환하는데에 난색을 표하는 대학도 있다. 현재 학부에 속한 전공이 97개나 되는 공주대 관계자는 “모든 전공에서 학과전환을 요구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공주대는 예산농업전문대학, 천안공업대학 등과 잇따라 통합하면서 유사학과들을 학부로 묶어 전공이 늘어났다. 때문에 학부제가 폐지되기 시작하면 전공별로 학과제 전환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공주대 관계자는 “학부제 하에 있을 때보다는 학과로 전환하는 게 (학과·전공) 운영에 있어서 융통성이 커지기 때문에 학과 전환 요구가 확산될 것으로 본다”며 “전공별 특성을 무시하고 학부로 묶인 곳은 풀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전공에 대해선 학문별 특성 등을 따져 학과전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전남대는 대학본부가 심사를 통해 학과제 전환을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전남대는 최근 교무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학부제개선위원회를 구성하고, ‘학과전환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다. 학과 전환 신청이 들어오면 해당 전공의 교수·학생 수, 전공 유사성성, 학생 충원률 등을 따져 학과전환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박충년 교무처장은 “학과전환을 위한 기준을 만들어 학부 유지가 유리한지 학과로 전환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심사해 전환해 줄 것”이라며 “이는 학과 전환이후 충원률 등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남대는 학부별로 학과전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학과전환을 요구하는 학부가 그렇지 않은 학부보다 2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9-06-01 오전 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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