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교육정책

목록
프린트 스크랩
MB 등록금 후불제 ‘무늬만 친서민’
졸업 후 4년 뒤 못 갚으면, 일반대출로 전환
기준소득 최저생계비 이하 설정...“다 받겠다”
“기존 학자금 대출보다 못한 개악 수준” 비판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친서민 정책인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가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졸업 뒤 4년이 지나도 빚을 갚기 시작하지 않으면, 보증인을 세우고 일반 대출로 전환토록 하는 등 ‘무늬만 친서민 정책’이란 지적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실은 5일,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 시행방안’을 입수, 공개했다. 이는 재정부와 교과부가 협의해 작성한 최종안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7월 제도 도입 당시 발표한 부분과 달라진 부분이 많아 실제 이용자의 혜택이 대폭 줄었다. 당시 정부는 기존 ‘학자금 대출’에 포함됐던 저소득층에 대한 무상장학금·무이자·이자지원 혜택 등을 없어지나 축소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최장 25년인 상환기간 내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채무를 탕감하기 때문에 불리하지 않다”고 맞섰다. 하지만 이번 시행방안에서는 ‘최장 25년’이란 상환기간과 ‘빚을 못 갚을 땐 탕감한다’는 부분이 빠졌다. ‘개선’이 아닌 ‘개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졸업 후 4년이 지나도 상환이 시작되지 않으면, 보증인을 세우고 일반대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정부 안에 따르면 “졸업 후 3년까지 상환이 개시되지 않을 경우 소득과 재산조사로 소득인정액을 산출하고, 이후 1년간 미상환시 원리금 전액 상환 또는 보증인을 세우고 일반대출로 전환”토록 했다.

더욱이 기준소득을 최저선(1500만원)으로 제시, 취업을 못하거나 취업이 됐다고 해도 저임금에 놓이게 되면 4년 뒤엔 빚을 못 갚을 개연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기준소득으로 제시한 ‘연 1500만원’은 올해 4인 가구 최저생계비(1596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가장 낮은 수준의 기준소득을 적용, 저임금을 받는 취업자에게도 빚을 받아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상환율은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의 경우 20%로 정했다. 예를 들어 월 150만원을 벌면 기준소득 125만원을 제하고 남는 25만원의 20%(5만원)을 내야 한다.

이에 대해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이하 등록금넷)는 “1500만원이란 낮은 기준소득을 제시한 것은 지금의 높은 청년실업률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기존 학자금 대출 보다 강화된 오히려 강화된 상환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일반 대학생도 같은 입장이다. 홍익대 곽진성(상경학부 4)씨는 “친서민 정책이라면서 등록금 상환제에 대해 홍보하더니 4년 후에 강제로 상환하라는 것은 서민 현실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본래 취업 후 상환이란 취지에도 맞지가 않다. 이럴 거라면 과대홍보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높은 이자율도 문제다. 내년 1학기 대출금리는 5.5%로 잠정 결정됐다. 애초 정부는 금리 1%인하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지만, 올해 2학기 5.8%에서 0.3%포인트만 낮췄다. 이는 호주(2.4%)나 영국(2.6%)의 학자금 대출금리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9-11-06 오전 9:39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