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학년도 대입에서는 수시모집에서 추가모집이 허용되는 대신 지원 횟수가 제한되고 대학별고사는 수능시험 이후 실시될 전망이다. 또한 입학사정관전형은 8월부터 전형이 시작되고 전형자료에 개인 활동 이력철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학가·교육계 인사들은 수시모집의 추가모집 허용은 대학 간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물론 입학사정관제는 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수시모집에서 추가모집 허용=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는 30일 서울 상암동 소재 KGIT빌딩 4층 시네마실에서 ‘2012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 수립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기수 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장(고려대 총장)·오성근 대교협 대학입학전형실무위원장(한양대 입학처장)·남보우 단국대 교수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성근 대교협 대학입학전형실무위원장은 ‘2012학년도 입학전형 기본사항 수립의 방향과 내용’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수시에서 선발 예정인 인원을 모두 선발하지 않고 정시로 이월하는 경우가 많아 수험생들의 불만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수시모집에서도 미등록 충원기간을 둠으로써 대학들이 학생을 계속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기간은 6일 정도다. 즉 대학들이 수시모집에서 최대 6일까지 추가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반면 대교협은 수시모집에서 지원횟수는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오 위원장은 “수시모집 지원을 제한하는 문제는 대학과 고교 간 의견 차이가 있지만 무제한 응시에 따른 전형료 부담 문제가 사회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제한 횟수는 수시모집에서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지원하는 횟수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2009학년도 수시2학기 기준에 의하면 학생들의 평균 지원 횟수는 3.67회”라면서 “이런 자료를 근거로 해 5회 제한을 원칙으로 하되 위반자 제재방안·모집 군 분할 방법 등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별 고사(논술·면접 등)는 수능시험 이후 실시되는 것으로 검토된다. 이는 현재 대입에서 수능 시험 이전에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경우가 발생, 고교 교육 정상화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판단에서다.
2012학년도에서도 입학사정관제는 확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형 시기는 8월부터로 정해지고 입학사정관전형 자료에 개인 활동 이력철이 포함될 전망이다.
오 위원장은 “입학사정관 전형이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전형자료를 충실하게 볼 수 있도록 전형기간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대입 전형 일정은 고교 1학기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2010학년도부터 9월 초에 시작되는 것으로 변경됐지만 입학사정관전형의 경우 2011년 8월 1일부터 원수 접수가 가능하게 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 위원장은 “입학사정관전형 자료로 ‘추천서와 개인 활동 이력철’을 추가하고 ‘대학의 설립 취지나 전형 유형의 특징·모집단위의 특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 ‘종합적으로’라는 표현을 추가했다”면서 “고액의 고교 밖 활동은 가급적 평가요소로 활용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수시 추가 모집 허용은 대학 간 부익부 빈익빈 심화=이와 관련 세미나에 토론자로 나선 대학가·교육계 인사들은 무엇보다 수시모집 추가모집 허용과 지원 횟수 제한에 대해 대학 간 부익부 빈익빈 심화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기범 숙명여대 입학처장은 “수시모집에서 추가 선발을 시행할 경우 수도권 대학 지원 편중을 촉발할 지 여부에 대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수시 지원 횟수 제한은 실효가 불확실한 반면 학생의 선택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현섭 서울시교육청 장학사 역시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은 수도권 대학에는 유리하나 지방대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불리하다”면서 “이는 수도권 대학의 수험생 집중 현상을 더욱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재철 전국대학교입학관리자협의회장(건국대 입학관리팀장)은 “수시모집 제한은 선택 기회를 제한할 수 있는 명분이 부족하고 수험생·학부모를 설득하기 부족하다”면서 “(수시모집에서) 모집군을 분할하는 것은 지원횟수를 더욱 줄이는 결과이고 수시모집 취지와도 상충된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에 대해서는 공정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토론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이기범 처장은 “향후 몇 년 동안은 확대보다는 정착에 집중해야 한다”며 “입학사정관 정착을 위한 조건 중 하나는 입학사정관의 신분 안정인데 교과부·대교협이 법 제정 등 필요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현섭 장학사는 “입학사정관제 정착을 위해서는 공정성이 우선이고 이를 위해 입학사정관들의 정규직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대학 재정이 문제라면 고등교육법시행령·사립학교재무회계규칙 등 법이나 규칙을 개정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성길 인천 연수고 교사는 “입학사정관 전형이라는 명목으로 특정학교 학생들을 우대해 선발한다든지 기존 특기자전형·기회균등선발을 입학사정관으로 바꾸는 오명을 씻기 위해 대학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해외봉사·경시대회 등은 평가요소에 활용하지 않는 게 공교육 정상화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교협은 이날 세미나에서 공개한 '2012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 계획안'에 대해 여론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5월 말 최종 확정된 기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 : 한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