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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총장선임 진통 이유는?
서남표 총장 지지 vs 연임 반대 세력 간 ‘충돌’
“일부 선임위원 서 총장 단독추천 고수” 후문
KAIST 차기총장 선임이 진통을 겪고 있다. 서남표 총장을 연임시키려는 힘과 이를 막으려는 힘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15일 KAIST와 교과부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에서 차기 총장선임이 무산된 표면적 이유는 후보 추천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KAIST 총장후보선임위원회(이하 선임위)는 지난 달 말까지 이사회에 올릴 후보추천을 마무리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임위 내에서 후보추천에 대한 인식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이날 이사회에서도 신임 총장을 결정하지 못했다.

선임위는 △이사회 선출 이사 2인 △KAIST 교수 대표 1인 △이사장 지명 외부인사 1인 △교과부장관 지명 당연직 이사 1인 등 총 5인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7일과 14일 잇따라 회의를 열었지만, 후보 추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선임위, 단독추천 vs 복수추천 충돌=선임위의 의사결정은 위원 3분의 2 이상(위원 5명 중 4명)의 찬성을 전제로 하는 합의제다. 그러나 한 선임위원은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후보별 추천 수가 이를 충족하지 못해 후보추천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KAIST 안팎에 따르면, 선임위에선 서남표 총장만을 단독 후보로 추천하자는 의견과 서 총장을 포함해 3인을 추천하자는 의견이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진다. 단독 추천은 교협의 지지를 받은 신성철(물리학)·유진(신소재공학) 교수를 이사회 추천 과정에서 배제하자는 주장이다. 한 KAIST 교수는 “선임위에서 서 총장만을 단독 추천하자는 측과 3명의 후보를 올려야 한다는 측 사이의 이견차가 있었다”고 전했다.

선임위가 후보 추천을 하지 못한 경우에는 이사회가 선임 대상자 가운데 2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해야 한다. 1·2순위 후보자를 추천해 대통령의 임명을 받는 것이다. 15일 열린 이사회에선 이에 대한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무산됐다.

이사회 내에선 서 총장을 지지하는 인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 1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3명만 정부 측 인사이며, 나머지는 모두 기업계 인사다. KAIST 관계자는 “이사회 내에선 서남표 총장이 연임한 뒤 개혁 작업을 계속하길 바라는 이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교과부 의중은 “반서남표 or 중립”=정부출연기관인 KAIST가 정부 입김으로부터 자유롭기는 불가능하다. 때문에 교과부의 의중이 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에 대해선, ‘서남표 총장 연임 반대’로 보는 시각과 ‘중립 입장’으로 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KAIST 관계자는 “서 총장이 교과부가 아닌 청와대와 직거래를 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교과부가 그의 연임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교과부에 과학기술 전문가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반면 “교과부는 총장선임 절차에 따라 최종적으로 올라오는 후보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히려 서남표 총장이 자신의 연임을 위해 무리하게 여론 몰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1일에는 서 총장이 발령한 계약직 교수 A씨가 신임교수들을 대상으로 서 총장 연임 찬성 여부를 묻는 이메일을 발송해 학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공대 교수는 “서 총장이 발령한 계약직 교수가 나서 신임교수들에게 압박성 설문을 보냈다”고 비판했다.

A교수는 이 메일에서 “최근 임용되신 교수님들의 생각은 어떠하신지 기탄없는 의견을 여쭤보고자 한다”며 “다음 주 화요일(15일)에 차기 총장선임을 위한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니 메일을 받는 대로 의견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A교수가 서 총장의 연임을 위해, 신임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대부분 서 총장이 발령한 교수들로 서 총장 연임을 지지할 개연성이 높다. 특히 A교수는 15일 이사회을 염두에 두고 빠른 응답을 요구했다. 신임 교수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이사회에 전달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 총장 연임 반대 의견이 더 많았던 교협 측 설문조사(반대 63명, 찬서 54명)에 대한 ‘맞대응 카드’인 셈이다.

◆서 총장, 연임 위해 ‘무리수’ 두나=선임위가 후보 추천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선임위 내 서남표 총장 지지 인사가 후보 추천에 합의하지 않고 버틴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7일 열린 선임위에선 이사회측 위원 2명이 서 총장의 단독 추천을 고수했다는 후문이다.

한 KAIST 교수는 “서 총장은 교협 추천을 받은 신성철 교수와 같이 이사회에 추천되는 것을 꺼리고 있을 것”이라며 “때문에 선임위 후보추천이 무산되고, 자신을 지지하는 인사가 많은 이사회가 차기 총장을 결정하도록 서 총장이 카드를 쓴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에서 서 총장이 지지를 받더라도 정부에는 최종 1,2순위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 때문에 서 총장이 이를 아예 원천봉쇄하려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인 셈이다. 서 총장만 단독 추천될 경우, 그의 연임이 보다 확실해 질 수 있다.

서 남표 총장의 임기는 다음달 13일 끝난다. 선임위 규정대로라면 현 총장 임기만료 3주 전에 3인 이내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해야 한다. 결국 위원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선임위의 역할은 15일자로 종료됐다. 선임위는 이날 이사회에서 “(위원 간 입장차로) 후보추천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했다는 후문이다.

이제 공은 이사회로 넘어갔다. 차기 이사회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달 중 차기 이사회를 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빠르면 열흘 안에 이사회 일정이 잡힐 수도 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0-06-15 오후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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