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학자금대출제한대학’ 30곳을 발표한 이후, 영동대는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하루 앞두고 교과부가 발표한 학자금대출 제한 대학 명단에 영동대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이번 발표의 이유로 ‘학자금 대출제도의 건전성’과 ‘교육의 질 제고’를 들었지만, 영동대는 ‘현장실사’ 한 번 없이 진행된 이번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 “대학의 자구노력 무시돼” = 지난 7일 교과부는 2009 대학알리미 공시지표를 반영해 평균 이하의 30개교를 학자금대출제한 대학으로 발표했다. 반영된 지표는 크게 성과지표와 여건지표로 구분된다.
성과지표에는 △취업률(20%) △재학생충원률(35%) △장학금 지급률 (5%) 학자금대출 상환율(10%)이, 여건지표는 △전임교원확보율(5%) △학사관리(5%) △1인당 교육비(10%) △등록금 인상수준(10%)이 적용됐다.
영동대가 이번 학자금대출제한 대학 30곳에 포함된 데는 ‘재학생 충원율’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총 10개의 지표 가운데 6개 지표가 평균 이상이었지만, 35%나 반영된 ‘재학생 충원율’에서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에 영동대 교직원과 학생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방대의 지리적인 악조건 속에서도 자구노력을 통해 꾸준히 재학생 충원율을 개선해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과부가 이러한 대학의 노력은 배제한 채 지난해 지표만을 반영해 성장하는 대학을 ‘부실대학’으로 낙인찍었다는 주장이다.
영동대 교직원들은 입장발표를 통해 “재학생 충원율을 대학 교육의 질을 측정하는 성과지표로 삼고 35%의 가중치를 적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이번 재학생 충원율은 과거 5~6년간 누적된 지표이며, 이러한 지표를 적용할 경우에는 그 추세를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각종 지표 꾸준히 상승세 = 실제 1994년 공과대학으로 출발한 영동대는 90년대 말 불어 닥친 IMF와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입시에서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2000년 지금의 영동대학교로 개명하면서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자구책을 마련했다. 이후 세계화, 저출산 고령화, 서비스산업 그리고 BT융합기술이란 4가지 분야의 특성화 전략을 세우고, 지역의 특색을 살린 영동대만의 학문분야를 개척하며 우수 지역인재를 배출해 왔다.
그 결과 영동대는 신입생 확보율은 물론 각종 지표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4년간 신입생 충원율 평균 93%가 넘었고, 취업률(건강보험가입자 대상)은 지난해 43.3%에서 올해 50.2%로 전국 평균 37%를 크게 상회했다.
재학생 충원율도 점차 상승해 지난해 58.8%에서 올해 63.2%로 대폭 올랐다. 특히 입학자원 감소에도 불구, 교육의 질을 위해 특정학과를 제외하고 외국인 유학생은 받지 않았다. 국내 학생만으로 재학생 충원율을 5%가량 끌어 올린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교과부 기준에는 이러한 흐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외국인 유학생을 받지 않은 영동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교과부가 재학생 충원율에 외국인 유학생을 1인당 0.6명으로 집계, 반영했기 때문이다. 서용성 기획처장은 “교과부가 정원외 선발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1명 0.6명으로 산출했다. 유학생의 무분별한 유치를 제한해야 하는 교과부가 오히려 이를 권장하는 것”이라며 “이는 외국인 유학생 없이 국내 학생을 중심으로 교육하려는 영동대의 노력을 훼손하는 것”라고 반박했다.
■부채 없는 대학이 부실대학?= 이외에도 영동대는 △학자금 대출 상환율이 97.7%로 전국 평균 97.6%를 상회한다는 점 △부채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학자금 대출제도의 건전성 유지’라는 교과부 발표의 명분을 반박하고 있다.
영동대 교직원들은 “부실대학의 핵심은 대학의 재정건전성에 있다”며 “영동대는 단 한 푼의 부채도 없는 튼튼한 대학이며,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학자금 대출 상환율도 대출제한 대학으로 볼 수 없는 명백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영동대는 탄탄한 재정건전성을 갖춘 대학이지만 이번 발표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사실상 ‘부실대학’ 으로 낙인 찍히면서 신입생 모집에서부터 난항을 겪게 된 것이다. 이번 수시모집에서는 지난해 보다 30%가량 줄어든 인원이 지원해 그 피해를 예고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교과부 발표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영동대 학생들이다. 총학생회장(경찰무도학과 4)은 “교과부의 일방적인 통보로 피해를 받는 것은 학생들”이라며 “교과부가 신입생은 물론 재학이나 취업 예정인 학생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자부심을 깎아 내렸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그는 “2003년도 입학 당시에는 입학생이 300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점차 학교가 발전을 거듭하며 현재는 100% 가까운 재학생 충원률을 달성했다. 교과부 발표는 자라나는 새싹을 발로 밞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교과부는 이번 부실대학 낙인찍기로 피해를 본 학생들에게 반드시 사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동대는 이번 학자금대출제한으로 피해를 입는 학생에 대해선 학교차원에서 책임진다는 입장이다. 또한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자체 구조개혁의 계기로 삼고 △신속한 교육여건 개선 △학제 개혁 △과감한 투자 △지역사회와 강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서용성 기획처장 인터뷰
“획일적 잣대 들이댄 ‘부실정책’ 심판받아야”
영동대의 서용성 기획처장은 “튼튼한 대학을 부실대학으로 내몰고 있는 교과부의 부실정책이야말로 심판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서 처장이 부실정책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정책과 수단의 부적절성 △선정 절차상의 하자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기본 계획 등을 무시한 점이다.
서 처장은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선정은 ‘학자금 대출제도의 건전성 유지’와 ‘대학교육의 질 제고’라는 이번 교과부 목적에 맞게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자금 대출제도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재학생 충원율이 아닌 상환율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처장은 “교육의 질을 판가름하는 성과지표에 재학생 충원율을 35%의 가중치를 적용해 반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대학교육의 질 제고는 미래지향적인 목표임에도 불구, 4~5년 전의 누적된 결과만을 적용하고, 성장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특히 서 처장은 “상대적으로 입학자원 확보가 어려운 지방대에 수도권과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지방대는 물론 그 지역을 죽이겠다는 술수”라고 비판했다. 이번에 선정된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대다수가 지방 소규모 대학이라는 점은 이 같은 서 처장의 주장을 뒷받침 하고 있다.
또한 서 처장은 이번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선정의 절차상 하자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서 처장은 “교과부는 지난 7월 대출한도 설정기준을 위한 정책연구의 중간결과에 대한 공청회만을 개최한 뒤, 최종 보고도 없이 지난 8월 20일 선정기준을 결정하고, 실사 한 번 없이 8월 31일 대출 제한 대학을 통보했다”며 “교과부는 이 같은 모든 불분명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부실대학이란 오명으로 대학이 입은 피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 처장은 일관성 없는 교과부의 대학평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서 처장은 “이번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선정에 사용된 지표는 2010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지표와 동일하면서, 배점비율만 소규모 지방대에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바꿨다”고 주장한다.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의 지표에서는 20%반영됐던 재학생 충원율이 학자금 대출 제한대학 선정 지표에선 35%로 확대, 반영된 점 등이 대표적인 예다.
서 처장은 “동일한 지표를 사용하면서 정책마다 배점비율을 달리하는 것은 교과부의 입장에 따라 대학의 존립을 좌지우지하겠다는 발상”이라며 “대출 제한제도 선정기준의 지표별 배점비율도 교육역량강화사업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돼야 조삼모사식 교육정책에 따른 대학의 혼란을 방지하고, 교육의 질 향상이란 대학운영의 목표가 확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