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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대·예술대 ‘건보DB 취업률’ 사각지대
“특성 무시… 독자적 평가기준 필요” 한목소리
교과부 ‘탁상행정’ 인한 부실대학 꼬리표 ‘비판’

1일 공시된 대학들의 취업률 통계에 ‘맹점’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올해부터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이하 건보DB)와 연계한 취업자 조사방식으로 변경한 게 문제의 발단이 됐다. 대학들의 실질적 취업률을 공개해 ‘거품’을 뺀다는 취지지만, 신학대·예술대 등에 이를 일괄 적용하는 것은 무리란 지적이다.

쟁점은 이번 조사방식 변경이 이들 대학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신학대·예술대 졸업생들은 특성상 종교계 또는 프리랜서 형태의 근무가 많다. 이들의 경우 건보DB와 연계한 조사에서는 ‘취업자’로 간주되지 않는다.

양회정 광신대 총무처장은 “신학대 졸업생은 교회 근무, 해외 선교 또는 대학원 진학이 대부분인데 이는 모두 4대 보험이 적용 안 되는 케이스”라고 말했다. 김영동 장로회신학대 기획처장도 “성직자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규직에 포함되지 않는다. 설립 목적대로 교육해 취업시키는데도 건보DB를 적용하면 취업률이 10% 이상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지금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예술대도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최윤경 계원디자인예술대학 기획처장은 “예술대 출신은 프리랜서가 다수다. 취업을 하더라도 업체가 소규모인 경우가 많아 건보DB 연계 취업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홍 부산예술대학 기획관리실장도 “기타·드럼 연주자, 연극 배우, 비보이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일률적으로 취업률 기준을 적용하긴 어렵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취업률 산정이 ‘부실대학’ 꼬리표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건보DB 연계 취업률을 대학 재정지원사업 선정·평가 지표로 활용할 방침이다. 실제로 앞서 발표된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에도 신학대와 예술대는 다수 포함됐다.

김태홍 실장은 “30개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 중 전문대학의 경우 지방의 3개 예술대학이 모두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김영철 수원가톨릭대 총괄지원팀장 역시 “대학 특성상 취업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일괄 평가해 신학대나 예술대가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에 많이 포함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토로했다.

이들 대학은 취업률 지표 뿐 아니라 신입생 충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논문 실적 등도 일반대와 다르게 적용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교과부는 이런 점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이들 그룹끼리 평가하거나 대학 특수성을 감안해 보정하는 방식의 필요성을 계속 주장했음에도 교과부는 “따로 평가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행정 편의를 위한 전형적 ‘탁상행정’이란 불만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학대 관계자는 “논문 실적만 봐도 SCI급 논문이나 학술진흥재단 등재지 논문을 발표해야 집계되는데, 신학대는 교단이나 교계에 발표하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다”고 비판했다. 예술대 관계자도 “전임교원 한 명보다 여러 명의 시간강사를 두는 게 다양한 분야를 섭렵할 수 있다”며 “예술대의 경우 전임교원 확보가 반드시 낫다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이들 대학은 특성을 고려한 취업률 산정·보정 기준을 마련하거나 신학대, 예술대를 별도로 묶어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윤경 처장은 “예술대 나름의 기준을 적용해 취업 인증을 하는 방식을 제안하려고 한다. 취업률이 공개되면 이 문제가 공론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영동 처장 역시 “예컨대 교회 근무 증명서를 제출하면 취업자로 인정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기획처장협의회에서 평가 기준 시정을 건의하기로 했는데, 아직 절차를 밟지 못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예술대와 신학대 등 동일계열 대학들끼리 평가하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인천가톨릭대 교무처 최경균 차장은 “불특정다수 학생을 선발하는 일반대와 구분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고, 양회정 처장도 “설립 목표 자체가 다른 대학들을 같은 취업률 지표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다. 동일 그룹끼리 경쟁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대학팀>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10-01 오후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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