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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유급제도, 현장 반응은 ‘막막’
변협 “학사관리 부실” 지적에 맞대응
학생들 “로스쿨 취지와 안맞다” 반발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전체 학생 정원의 10~20%를 유급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로스쿨 학사 관리 강화방안’이 논란을 겪고 있다. 변호사 배출 숫자를 놓고 줄다리기 중인 로스쿨 측이 ‘변호사시험(이하 변시) 합격률 80% 이상’을 관철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되지만, 현장은 막막한 표정이다. 특히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해 귀추가 주목된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번 안은 일종의 ‘배수진’이란 분석이다. 로스쿨협의회 김명기 사무국장은 “학생들을 최대 20%까지 유급시키는 대신 로스쿨들이 그간 주장해온 변시 합격률 80%는 관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국장은 “학사 관리 강화방안까지 발표했는데 변호사 단체들의 주장대로 변시 합격률이 50% 수준에 그친다면 대학 내에 다시 ‘고시 낭인’이 생겨날 것”이라며 “로스쿨 설립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학생들부터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유급 제도의 당사자가 된 로스쿨 학생들은 들끓고 있다. 한양대 로스쿨 2학년 이 모씨는 “일정 기준을 정해서 미달하면 유급하는 게 아니라, 상대평가 방식으로 10% 이상을 무조건 유급시킨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내년 첫 변시를 준비해야 하는데 유급 얘기가 흘러나오니 심란하다”고도 했다.

법대와 비(非)법대 출신의 차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로스쿨 학사 관리 강화방안에 따르면 주로 1학년 때 수강하는 필수 기초과목에서 일정 성적 이하를 받으면 유급하게 돼 있다. 이 씨는 “처음 입학했을 땐 아무래도 비법대 출신이 법대 출신을 따라가기 벅차다. 미리 공부하고 들어오란 얘기밖에 더 되냐”고 반문했다.

유급 제도의 세부 안이 마련되지 않아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경북대 장재현 로스쿨 원장은 “유급 제도를 어떻게 적용한다는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변시 합격률로 공방을 벌이며 반대편에서 로스쿨 학사 관리가 부실하다는 주장이 계속 나왔다. 이 때문에 ‘강제 유급’이란 강수를 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장 원장은 “의대는 학년별로 반드시 듣고 넘어가야 하는 수업이 정해져 있어 유급 제도가 가능하다. 반면 로스쿨은 총 이수 학점만 채우면 되는 시스템이라 상황이 다르다”며 “의대보다 더 높은 유급률을 강조했는데 과연 10~20%를 강제로 유급시키는 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유급 제도를 꼼꼼히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영남대 배병일 로스쿨 원장은 “유급 관련 규정이 각 로스쿨마다 조금씩 달라 조율이 필요하다. 신입생들부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북대 이준영 로스쿨 원장도 “최대 20%까지인 유급률은 로스쿨 원장들의 협의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로스쿨협의회는 오는 5일부터 6일까지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들이 참가하는 총회를 경북 경주에서 개최한다. 이번 학사 관리 강화방안을 비롯해 변호사 배출 숫자 등에 대한 세부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12-03 오후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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