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해고 조치에 대항, 총장실 무기한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이하 공공노조) 서부지부 소속 홍익대 비정규직 조합원 140여 명은 3일 오전 9시 총장실 앞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농성에는 홍익대 비정규직 노동자, 민주노총 관계자 등 총 300여 명이 참석 중이다.

조합원들에 의하면 홍익대는 최근 용역업체 2곳에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용역비 단가로 3개월간 계약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용역 업체는 입찰 포기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고, 홍익대는 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170여 명을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이숙희 공공노조 홍익대 분회장은 “홍익대는 지나치게 낮은 용역비 단가로 단기간만 계약을 연장하겠다고 했다. 또 용역업체와 협상이 결렬되자 노동자들을 집단 해고하고, 나가라고 했다”며 “집단 해고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홍익대에 있다. 홍익대가 고용 승계, 노동 조건 개선 등에 합의할 때까지 농성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또 유안나 공공노조 서경지부 조직차장 역시 “홍익대 측에서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해고했다”며 “홍익대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터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면서 고용승계를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익대는 이 같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조합원들의 무단 시설 점거, 업무 방해 등이 지속될 경우 법적 대응도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비추고 있다.

홍익대 관계자는 “용역 업체를 통한 간접적 고용이었고, 업체와의 협상이 결렬돼 생긴 일이므로 학교에는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며 “조합원들이 농성을 풀면, 대화를 시도해 해결책을 모색할 방침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이 계속된다면 법적 조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현희·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