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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김병철 총장 일본 유학생 초청 위로 오찬
"가족들은 먹을 것도 부족하고 전기도 자주 끊긴다는데 한국에서 내가 도울 방법이 없어 걱정입니다."
16일 낮 12시 고려대 서울캠퍼스 인촌기념관 귀빈식당. 고려대에 재학 중인 교환학생과 어학 연수생 등 일본인 학생 110명은 학교측이 주재한 오찬에 참석했다.

이날 오찬은 김병철 고려대 총장이 최근 지진 피해를 본 일본 출신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식당을 가득 채운 학생들은 각자 앉은 원탁에 삼삼오오 모여 동향 출신 친구들과 서로 안부를 물었다. 가족이 지진 피해를 직접 당한 이들이 많지는 않아서인지 대부분 표정이 아주 어둡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찬 행사에 앞서 지진 희생자를 추도하는 묵념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곧바로 숙연해졌다. 일부 학생은 얼굴을 찡그렸고 마치 희생자를 위해 기도를 하는 듯 쉴 새 없이 입을 움직이며 중얼거리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김병철 총장은 "한국 정부는 일본이 아픔을 극복하는 데 적극 협조할 것이고 고려대 역시 유학생들이 걱정 없이 학업에 전념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상심하지 말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려대에 따르면 재학 중인 일본인 학생 170명 가운데 가족이 직접 지진 피해를 본 학생은 2명으로 파악됐다.

학생들은 피해 여부와 상관없이 고국에 남겨두고 온 가족과 친구들의 안부를 크게 염려하고 있었고 일부는 계획보다 일찍 귀국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대 피해지역인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台)시 도호쿠(東北)대를 나와 교환학생으로 온 아베 이쿠미(24ㆍ여)씨는 "지진 발생 첫날 여동생과 연락이 안 돼 무척 걱정했다"며 "가족이 사는 야마가타(山形)현 집에는 별 피해가 없어 다행인데 내가 한국에 있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피해지역 중 한 곳인 이와테(岩手)현 출신 어학연수생 아베 가오리(22ㆍ여)씨는 "다행히 가족은 모두 무사하다고 하는데 지진 발생 첫날 친구들과 연락이 안 돼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애초 다음 달 연수를 마치고 돌아갈 계획이었는데 가족들이 너무 걱정돼 일정을 앞당겨 이번 주말 귀국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더욱 침착한 일본인의 면모를 보여주듯 애써 담담한 태도를 보이는 학생이 많았다.

지바(千葉)현 출신 어학연수생 호소네 쇼헤이(23)씨는 "원전 문제도 크고 주변국에서 큰 우려를 보이니 나도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도 "일본은 지진 대비 노하우가 풍부하니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빨리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입력 : 11-03-16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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