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인석 경북대 총장이 법인화 추진 의사를 밝혔다. 총장 후보 시절 법인화를 반대했던 그는 “대학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법인화 재고를 당부했다.

7일 경북대에 따르면 함 총장은 최근 홈페이지(http://www.knu.ac.kr/)에 ‘법인화 문제 재고에 부쳐’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진통이 불가피해보였던 서울대 법인화 법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한 것을 근거로 들며 경북대 역시 법인화 추진이 필요함을 힘줘 말했다.

함 총장은 “국가기관이란 사실이 대학 발전에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느꼈고, 지난해 말 서울대 법인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경북대도 법인화에 나설 것을 직·간접적으로 요청받았다”고 법인화 관련 입장 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서울대 법인화 법안의 골자인 현재 수준 이상의 재정 확보와 자율적 운영 등을 고려하면 그간의 법인화 반대를 재고해볼 시점”이라며 “특히 법인화 전환시 주어지는 획기적 재정 지원은 대학 발전의 든든한 바탕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법인화로 확보할 수 있는 재정 지원 수준이 상당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함 총장은 “정부 고위 당국자로부터 법인화할 경우 서울대 수준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약속도 받았다”며 “비약적 대학 발전을 이루려면 정부의 획기적 지원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인화의 장점으로 △국가가 반드시 재정 지원을 하도록 한 점 △재정 지원 규모는 법인화 출범 직전 연도 기준으로 매년 물가 상승률, 고등교육 비용을 감안해 산정하는 점 △현재 사용 중인 국유지를 양도받을 수 있는 점 △지자체 지원 확보와 수익사업 실시가 가능한 점 등을 꼽았다.

이를 위해 경북대는 교수·직원이 참여하는 법인화 연구단을 꾸렸다. 노동일 전 총장 시절 추진했던 법인화 안을 포함해 타당성을 검토한 후 연구 결과가 나오면 공청회, 구성원 찬반 투표 등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법인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장태원 경북대 기획처장은 “구체적 법인화 안이 나오거나 세부 논의가 진척된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법인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의미”라면서도 “이번 달 연구 결과가 나오면 세부 법인화 관련 일정을 짜 법인화 추진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수회가 앞장서 반대하고 있어 법인화 추진은 난항이 예상된다. 교수회 사무처장인 전현수 사학과 교수는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튀는’ 사업을 해야 하지만, 법인화는 외부 지원보다 내부 의견이 중요한 문제”라며 “구성원 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되면 교수회 총회를 열어 공식 반대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