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딜레마’ 연세대 속앓이
인기 단과대 ‘지방캠퍼스 전락 우려’ 이전 꺼려
의대·경영대 등 저울질 계속
연세대가 송도로 갈 단과대를 선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송도캠퍼스의 지방캠퍼스 전락을 막기 위해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단과대를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단과대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송도캠퍼스로의 이전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유일하게 송도행이 확정된 언더우드국제대학(UIC) 학생들도 아직 대학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세대가 단과대 이전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영대·의대가 송도로? =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내년 3월 1차 개교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1차 개교를 코앞에 둔 현재까지도 연세대는 구체적인 단과대 이전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연세대 한 관계자는 “연세대는 현재 송도캠퍼스를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고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송도캠퍼스와 관련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어떤 단과대를 이전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라며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는 단과대를 보냈을 경우 다른 지방캠퍼스들처럼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 너무나 자명하지 않느냐. 경쟁력 있는 단과대를 선정, 구성원들을 설득해 송도캠퍼스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항간에서는 연세대가 경영대·의대 등의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현재 경영대·의대가 연세대 내 단과대 중 가장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곳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영대·의대 등은 송도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경영대 모 교수는 “경영대가 송도로 이전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다. 경영대 내 모든 교수가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한 대학의 본교에 경영대가 없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냐”고 단언했다.
또 의대 교무처 관계자는 “연세대가 송도에 약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연계 분야인 의대 이전설이 돌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송도로 이전할 경우 약대와의 연계 교육을 통한 시너지 효과 등 다양한 장점이 있겠지만 의대 규모가 엄청나고 병원도 신촌에 있어 쉬운 일은 아니다. 송도 이전에 관한 대학본부·의대 간 논의도 아직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연세대가 공대를 이전 대상으로 거론, 해당 단과대가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당시 김재석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학부생·대학원생·교수·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대다수가 송도캠퍼스가 지방캠퍼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고 말했다.
송도 이전에 관한 각종 여론에 대해 연세대는 조금 더 지켜봐 달라는 의견이다. 김동훈 연세대 대외협력처장은 “연세대 송도캠퍼스의 교육 전략은 크게 △국제화 △의생명·첨단과학 특성화 △프리미엄 교육 등 3개의 축으로 구성돼 있다”며 “현재 국제화를 담당해 줄 UIC 이전이 결정됐고 의생명·첨단과학 특성화, 프리미엄 교육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단과대들을 선발해야 하는데 자세한 사항은 아직 밝히기 어렵다.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UIC 학생들 반발도 여전= 연세대는 지난 8일 오전 본관 회의실에서 교무위원회를 열고 단과대 중 처음으로 UIC를 송도로 이전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학측의 결정에 대해 UIC 학생들은 지속적인 반발을 표하고 있다.
교무회의가 열리던 날 UIC 학생회를 주축으로 한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송도 이전 대책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대학 본부가 학생들을 설득하거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없이 UIC 송도 이전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김동훈 처장은 “연세대는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UIC 송도 이전 계획을 세워 왔다. 송도 이전 후 UIC가 국제화 교육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며 “현재 학생들과 계속해서 접촉해 오해를 풀고 있다. 또 UIC 소속 교수들과도 지속적으로 이전에 관한 논의를 추진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오는 2012년 전면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면 개교 후 연세대는 송도캠퍼스에 국내 학생 3000명, 외국인 학생 1000명, 교직원 500명, 연구원 500명 등 총 5000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현재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강의동·스터디하우스·홍보관 등의 건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13.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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