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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자의 '셜리 발렌타인'
여성관객의 식을 줄 모르는 성원
일상서 탈출하고 싶은 40대 주부의 욕구---
대중성 작품성 인정받아
지난 6월 22일 첫 공연된 이후 4개월이 가까워 오는 지금에도 연일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점이 '셜리 발렌타인'의 위상과 인기를 단적으로 드러내게 해준다.

그 이면에는 객석의 90% 정도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 관객의 폭발적인 성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결국 이 작품은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또한 김혜자가 이 작품에 갖는 남다른 애정도 성공의 한 축을 이룬다. '국민 배우'로 칭송 받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김혜자가 지난 91년 '우리의 브로드웨이 마마' 이후 10년 만에 무대로 돌아오게 한 작품이라는 점이 우선 눈길을 끈다.

김혜자는 이 작품을 위해 TV드라마 '전원일기' 외에는 어떤 드라마에도 출연하지 않는 한편 이번 공연의 공연일정도 정해놓지 않고 관객이 이어지는 한 공연을 계속 하겠다고 할 정도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여성 모노드라마가 성공하기 힘든 우리 연극계에서 그것도 비수기인 여름 휴가철이 끼어있었음에도 이렇듯 롱런을 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요인은 김혜자의 흡입력과 뛰어난 연기력을 빼놓을 수 없다. 또 작품의 높은 완성도와 내용의 동질감을 들 수 있다. 영국의 대표적인 극작가이면서 연극 연출가이자 배우이기도 한 윌리 러셀의 대표 작품 중의 하나인 셜리 발렌타인은 우리 주부들의 삶과 고민, 갈등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김혜자의 셜리 발렌타인'은 일상적 삶의 권태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한 중년여성을 등장시켜 의미 없는 삶에 대한 각성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서는 한 인간의 심층을 강력하고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40대 주부 셜리는 자랑할 것도, 부족할 것도 없는 가장 평범한 주부이다. 때로는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갖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세계는 두려움의 공간일 뿐이다. 이런 셜리에게 어느 날 이혼한 친구 제인이 함께 그리스 해변으로 여행을 떠나자며 비행기 티켓을 보내온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그리스 해변에서의 2주일이 다가왔는데…

공연은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일, 화, 수, 목요일(오후 3시)과 금, 토요일(오후 7시 30분)에 마련돼 있다. 문의 : (02)736-7600

한상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1-10-13 오후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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