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개강을 맞아 각 대학들이 크고 작은 개강잔치 및 개강행사를 가져 '젊음의 난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한다.
각 대학 총학생회가 주축이 된 개강맞이 행사는 돼지머리와 떡, 과일 등을 정성껏 준비해 고사를 치르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학생들의 얇은 주머니 사정을 감안,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책 벼룩시장'을 개최하는 대학이 새로 시작하는 2학기의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또한 2학기를 맞아 대학문화를 바로 잡으려는 이른바 '문화정풍운동'이 소비향락지역에 위치한 캠퍼스를 중심으로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는 한편 예전과는 다른 가을 대동제를 준비하는 대학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와 같이 싱그러운 '하늘색 꿈'으로 가득 찬 2학기 캠퍼스지만 학생 개개인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회색 빛에 어느 정도 침식되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상당수의 학생들이 가장 크게 고민하는 부분은 경제문제와 진로문제. 지속적인 국내 경기침체로 인한 가계의 어려움으로 학비마련이 여의치 않아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드는 것은 물론 휴학사태까지 속출하고 있다.
서울 한 칵테일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H대 윤 모양(3)은 "부모님의 사업이 어려움을 겪어 여름방학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며 "시급이 싼 패스트푸드점보다 칵테일 바는 시급이 높기 때문에 새벽 2시까지 근무하는 힘듦을 참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스튜어디스 지망생인 윤 양은 또 "저녁 8시부터 시작하는 아르바이트로 전공공부나 스튜어디스에게 필수적인 어학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토로하고 "가계가 내년 봄까지 좋아지지 않으면 휴학할 계획"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대학생들이 또 가장 골머리를 썩는 부분은 진로문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이들의 고민의 골은 깊어 가고 있다. 세계 경기 하강곡선과 국내 경기의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대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백지화하거나 채용규모를 대폭 축소시키는 바람에 이들의 주름살이 계속 늘어가고 있는 것.
특히 이와 같은 고학력 취업난이 장기화될 전망이어서 상당수의 취업 준비생들은 기대와 희망조차 갖지 못해 자신은 물론 대학당국조차도 뚜렷한 대책이 없어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한편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자 대학생들은 실력을 쌓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고용시장에서도 그나마 믿을 수 있는 것은 실력연마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내 어학원과 컴퓨터학원 등이 개강 철에도 불구하고 '대학생 특수'를 짭짤하게 누리고 있다. 파고다외국어학원의 경우 수강생의 70%정도가 대학생이다.
파고다외국어학원 홍보실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학생들의 수강이 방학중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는데 반해 올해 들어서는 취업난의 여파로 오히려 개강 이후에 10∼20% 늘어났다"며 "가장 인기 있는 과목은 영어영화와 일어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국어의 인기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