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모델의 효시(嚆矢)격인 이들 세명을 만나 당시 모델활동과 근황, 향후 계획을 들어봤 다.
김혜연
집안의 낡은 틀을 깨기위해 울부짖던 '암탉'은 수년새 울타리 밖으로 나가 비상(飛翔)을 준
비하고 있다. '울어라! 암탉아'라는 헤드카피의 주인공이었던 김혜연씨는 졸업한지 만 2년여 만에 어엿한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케이블과 공중파를 넘나들고 있다.
여전히 '자연 미인'을 자랑하고 있는 김씨는 현재 MBC의 '뽀뽀뽀'에서 「뽀미언니」로 동심 으로 돌아가는 한편 KM-TV의 'GO KM-TV'에서는 VJ로서 청소년 곁으로 다가간다. 또한 성인 대상의 오락프로인 MBC의 '전파견문록'에서는 고정 게스트로 출연, 어린이부터 시작
해 성인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것. 재학생 모델 당시(불문·4) 상큼함과 풋풋함으로 대학인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김씨는 어느덧 '프로'의 냄새를 물씬 풍겼다.
재학생 모델이 방송사 진출에 '작용'했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힘주어 말한다.
"97년 12월에 KM-TV의 '생방송! 퀵서비스'라는 프로의 VJ로 방송국에 처음 발을 디뎠습니 다. 당시 방송국에서는 '숙명여대 재학생 광고모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MBC 역시 오디션을 통해 프로그램을 맡을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특히 공중파 방송의 진 출은 운도 좋았지만, 기회를 잡으면 결코 놓치지 않으려는 강한 집념과 톡톡튀는 자신의 성
격이 맞물려 가능했다고 추측한다. 현재 진행중인 '뽀뽀뽀'도 어린이들이 잠에서 덜 깨어난 시각에 방영되기 때문에 아이들을 잠에서 벌떡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톡톡튀는 자신의 성 격이 제격이었을 것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아나운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재학시절에는 숙명여대 언론고시반에서 공부했다는 김씨는 자 신의 현재 생활과 학창생활은 만족한다고.
"주어진 프로그램에 충실하자는 게 신념이어서 현재의 방송일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삶을 충실히 살면 더 좋은 기회가 있을테고, 그 기회를 놓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재학시절 역시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재학생 모델입니다. 특히 정적이고 요조숙녀를 강조하던 숙명여대가 동적이고 활기에 넘치는 대학으로 변모하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한 것 같아 기쁩니다"
김씨는 조용하지만 강하게 울부짖던 '암탉'에서 고공비행하는 '독수리'가 되기 위해 지금, 날 갯짓을 하고 있다. hansh@unn.net<한상현 기자>
채주영 소비자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던 97년, 채주영씨는 '나와라! 여자대통령'이라는 카피와
함께 숙명여대의 광고가 게재되면서 당시 대통령 후보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때가 '대 선'시기인 데다 일간지의 대통령 후보 관련 기사 바로 아래에 광고가 게재돼 절묘한 시너지 효과를 보였던 것.
자신감으로 넘쳐 흐르는 강한 눈빛이 '여자대통령'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져 재학생 모델이 된
채씨는 '친구따라 엉겁결에 원서냈다가 탤런트가 됐다'는 유명 스타처럼, 동아리 친구의 권유로 재학생 모델이 된 경우이다.
"지원서를 냈는데 권유했던 친구는 안되고 저만 돼서 미안했어요. 재학생 모델은 추억거리 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물론 학교를 이해하고 자긍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채씨는 또 모델 기간동안 '채주영'이라는 이름이 알려져 친구에게 대출 부탁을 못한 손해(?)
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았다고 말한다. '커가는' 학교의 발전에 미력이나마 도움이 됐고, 군인 들에게 수십통의 편지를 받는 등 '학교 밖'에서도 인기를 많이 누렸기 때문이다.
"입학 당시만 해도 숙명여대는 현모양처를 양성하는 분위기여서 의기소침했던 것이 사실입
니다. 그러나 제가 고학년이 됐을 때는 학교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어요. 가능성을 내포했던 대학이 서서히 용틀임한 것이죠. 그 용틀임에 제가 참여했고, 학교를 더욱 사랑하게 됐습니다"
재학생 모델이 된 후 내로라 하는 외국계 회사 등에서 CF모델 제의를 해오는 등 연예계 진 출을 타진하는 곳이 많았으나 '갈 길'이 아니었기 때문에 과감히 포기했다고 한다.
"처음엔 솔깃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당초 연예계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지만 재능이 있는 사람이 제 자리에 있어야 되는데, 연예계는 제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졸업하기 전인 97년말 LG캐피탈에 입사, 현재 사장 비서로 근무중인 채씨는 '스페셜리스트' 가 되기위해 오는 25일, 크리스마스에 캐나다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스포츠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5년 정도 캐나다에 머무를 예정입니다. 더 큰 세계를 보면
서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할 겁니다. 저에겐 젊음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습니 다" <한상현 기자>
김은정97년 당시 알에서 갓 깨어난 듯한 청순함을 선보였던 김은정양(정보방송·3)은 지금은 고참 대학생이다. 새내기 때 단아하게 빗어 내렸던 단발머리는 찰랑찰랑한 머리로 변해있었고, 앳 된 모습은 어느새 눈송이같은 '겨울처녀'로 변신했다.
'없습니까? 19세 교수'라는 카피의 모델이었던 김양은 재학생 모델 선발 당시, 망설임없이
지원했다고 한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헤쳐 나가는 것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 숙명여대가대학 중에서 최초로 재학생 모델을 선발한 데다 '1기 모델'이라는 '처음'이 주는 이미지를 병 적(?)으로 선호, 수십대의 1의 경쟁률을 뚫고 모델로 선발됐지만, 그 후부터는 모든 행동을 조심해야 했다.
"모델을 지원할 때 훤칠한 키에다 예쁜 학생들이 많아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선발됐을 때 는 무척 기뻤어요. 하지만 홍보의 상징인 모델이라는 점 때문에 매사를 조심했습니다. 언행
을 똑바로 하지 못하면 개인에 대한 비난에 그치지 않고 학교 이미지와도 연결됐기 때문이죠"
재학생 광고모델이 되면서 부터 '숙명 알리기'에 노력한 것이 가장 큰 보람으로 남는다는 김양은 누가 숙명여대를 흠잡는 것을 보면, 요즘 신세대 말로 '뒤집어 졌다'고 고백한다. 재학생 모델을 시작한 시기와 거의 비슷하게 하이틴 잡지 '유행통신'에서도 모델활동을 한
김양은 일찌감치 이 분야에서 '끼'를 보여왔던 것도 사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찍은 사
진이 1천장은 족히 넘는다는 김양은 현재 천리안 인터넷 방송의 VJ와 SBS 라디오 심야프로 「김진표의 야간비행」에서 매주 일요일 고정 게스트 MC로서 '이솜과 인터넷 여행하는법'을 진행하고 있다. 이솜은 김양의 가명.
김양의 장래 희망은 '없습니까? 19세 교수'의 교수도 아니고 정보방송학 전공자들이 으레 진 출하고자 하는 기자나 PD도 아닌, 공중파 방송의 MC와 인터넷 방송의 VJ이다. 분야가 새 로운 데다 무한한 기회가 많은 직종이라는 판단에서다.
한편 김양은 최근 일부 학생들의 재학생 광고모델이나 홍보도우미를 연예·방송 진출의 발 판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이다."학교 알리는 일외에 다른 뜻을 가지면 이도 저도 성공할 수 없다고 봅니다. 취지나 본분에
맞게 학교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학교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한 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