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보건복지부 앞에서의 단식투쟁, 교육부와 국회 앞에서의 일인시위 등 힘든 여정이 정부의 일방적인 ‘제적’ 통보와 조건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소극적인 반응에 일단은 마무리된 것이다.
지난 6월 말부터 시작된 그들의 투쟁은 96년 학과 설립 당시 정부가 약속했던 한의약 분업이 10년이 다 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던 상황에서 시작됐다. 약대가 6년제로 개편되지만 약대에 소속돼 있는 한약학과는 그 시행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정부가 한의약 분업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그들은 강의실이 아닌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들을 거리로 내몰았던 이유의 처음과 끝에 정부가 자리하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백50여일 동안 그들은 몸도 마음도 쇠약해져 갔다. 하지만 그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불러도 대답 없는' 정부였다.
참여정부라는 기조 하에 토론을 토대로 한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국민 화합을 이뤄 내고자 했던 정부의 말은 표면적인 것일 뿐 결국 2백여명의 학생들을 집단 제적이라는 극단의 상황까지 몰고 갔다.
조금만 서둘러서 그들의 이야기에 반응을 보였다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수의 마음에 상처가 아닌 희망이 자리잡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공동투쟁위원장 김현수군, 원광대 한약학과장 이영미 교수, 그밖에 많은 관계자들의 목소리에는 커다란 압박에 그들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접어야 한다는 찹잡함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수업복귀 결정은 훌륭했다.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었다.
바위에 계란을 던지는 사람의 마음은 꼭 바위를 깨뜨리겠다는 의지보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들이 뜻을 나타내겠다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그들은 이번 투쟁에서 작은 목소리일지라도 들어 줄 수 있는 정부의 모습을, 그리고 결정된 사안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원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제 정부는 더욱 성실하게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들이 정부의 반응을 얻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에 대한 보상으로써 말이다.
또 한약학과 학생·학부모·교수 등 관계자들도 여기에서 주저앉지 말고 어렵게 얻어낸 기회인 만큼 이것을 최대한 살리는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늦가을 바람을 맞으며, 한약학과 학생들이 진정 원했던 것은 서로 말하고 들으며 합일점을 찾아내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