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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든 교수, “대학 경쟁력 강화하려면 데이터 근거한 방향설정부터”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교육준비율, 학생참여도, 졸업률, 취업률 등 학내의 데이터를 근거로 대학 발전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지난 20일 교육혁신위에서 개최한 ‘교육혁신 국제세미나’에 참석한 미국 퍼듀대 빅터 M. 보든 교수는 다음날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발전방향설정을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간 심도 깊은 논의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의 대학은 저마다 다른 특성을 갖고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배경과 동기에서 특성화를 진행하게 됐나.

“미국의 사립대는 설립 초기부터 학생들의 선호도에 맞게 교육 목적을 설정하고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와 지원을 해왔다. 문제는 주정부의 예산지원이 줄고 있는 50여개의 주에 있는 주립대들이다. 사립대들과의 경쟁체제로 접어든 주립대들은 그때부터 대학의 특성화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 그렇다면 주립대는 어떤 방식으로 특성화에 접근했는지.

“캘리포니아주를 대표적인 예로 꼽을 만 하다. 캘리포니아주는 1960년 종합교육계획인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고등교육기관을 연구, 교육, 전문교육 등 세 분야로 구분, 운영해 왔다. 텍사스, 플로리다주 등도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시간주는 대학들 모두가 연구중심대학으로 가겠다는 방침 이어서 주정부가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주정부와 대학간 상호 논의를 바탕으로 유연하게 특성화분야를 조정하고 있다.”

- 미국의 대학평가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미국은 한국처럼 전체적이고 일률적인 기준이 아닌 분야별, 전공별로 세분화된 기준으로 평가를 실시한다. 미국의 대학평가는 크게 주정부와 개별대학, 그리고 외부전문평가단체 등에서 실시하고 있지만 주정부의 평가는 대학의 하드웨어적인 면을 점검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비중이 크지 않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개별대학의 자체적인 내부평가다. 대학은 이를 바탕으로 세부 전공분야에 맞게 설계된 외부기관의 평가를 받아 전문성을 인증 받는다. 평가결과는 재정지원과는 별개의 문제지만 학생 모집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각 대학은 이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연구중심, 교육중심대학 등 대학 특성에 따라서는 평가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 학생들은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 중 주로 어느 것을 선호하는가.

“미국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매우 실리적이기 때문에 강의의 질이 높고 저렴하게 공부할 수 있는 교육중심대학을 주로 선택한다. 대학관련 잡지들을 봐도 이 같은 경향이 나타난다. 하버드 같은 연구중심대학은 심도 있는 공부를 위해 대학원과정으로 많이 입학한다.”

- 현재 한국 대학들은 대학구조개혁과 경쟁력 강화가 화두다. 미국 대학의 현안은 뭔가?

“우선 대학을 운영하는 예산문제?들 수 있겠다. 대학들은 대개 개별 대학예산의 4분의1부터 절반까지 주정부에서 지원받고 있지만 경기불황으로 교육관련 예산이 점차 줄고 있어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리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교육기회에 대한 계층간 불균형도 발생할 수 있어 그 선택이 쉽지만은 않다. 다음으로 미국대학은 인터넷 등으로 확산되는 원격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심 하고 있다. 원격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들어가는 높은 비용에 맞는 교육적 효과를 아직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학생의 졸업률을 어떻게 높일지, 졸업생들의 사회적 혜택을 높이려면 대학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이 미국 대학사회의 현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국내 대학들에 조언을 한다면.

“한국 대학들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교육준비율, 학생참여도, 졸업률, 취업률 등 실증적인 증거와 데이터를 근거로 대학조직을 개편하고 발전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것이 선행돼야 각 대학에 적합하고 고등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세부적인 프로그램들도 마련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교수, 학생, 직원, 학부모 등 대학 구성원들의 신중한 논의과정은 필수적이다. 대학 내부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이현준 기자 (news@unn.net) | 입력 : 04-12-23 오전 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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