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해 9월 국내 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기업사냥'에 나섰던 서울대도 더 이상의 공격적 투자를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한국증권업협회가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사립대 투자 풀(Pool)' 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6일 대학들과 증권가 등에 따르면, 국내 대학들은 여전히 주식 등 위험자산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업계가 현재 대학의 기금을 받아 운용하는 사모 펀드는 모두 6개로, 이들 전부 채권형 위주로 운용되고 있다. 수익률은 연 4% 안팎에 불과하다.
지난 2003년2월 설정된 삼성투신운용의 '삼성ACADEMY-YES사모채권1'(설정액 1천156억원)은 설정일 이후 지난 2일까지 4년간 누적수익률은 18.18%. 이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4%를 소폭 웃도는 정도로 정기예금 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지난 4년간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46%에 달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설정된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아카데미사모채권3'(498억원)도 채권형으로 누적 수익률이 4.55%에 불과하다.
KTB자산운용의 'KTB상아탑안정사모혼합'(설정액 284억원)은 채권에 90% 이상을 투자하고 10% 미만은 주식을 편입해 '채권+α'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지만 역시 지난해 2월 설정 이후 수익률이 4.68%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4월 설정된 삼성운용의 '삼성ACADEMY-YES사모채권 2'도 채권형으로 누적수익률이 3.27%, KTB운용의 채권혼합형 펀드인 'KTB상아탑안정사모혼합2'도 작년 9월 설정 이후 수익률이 1.92%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국내 대학들과 달리 미국 대학들의 기금은 주식 등 위험자산 위주로 운용되고 있어 시장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대학들이 대부분 MMF 등 단기채권형 자산 위주로 운용하는데 반해 미국 대학들은 3년 이상의 장기 비중이 높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버드와 예일대는 259억달러와 152억 달러의 운용자산 중 43%씩을 주식에 투자했다. 예일대의 채권 투자 비중은 5%에 그친 대신 부동산 투자비중이 25%로 높았다. 하바드 역시 기타 자산 투자비중이 31%를 기록했다. 채권은 16%에 그쳤다. 부동산 투자 비중도 10%에 달했다.
하버드의 지난 10년간 연간 투자수익률은 15.9%로 국내 대학가의 3∼4배 이상에 달한다.
실제 미국대학경영자협회(NACUBO)가 지난달 발표한 2006사업연도 미국 대학 기금들의 평균 수익률은 10.7%로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 8.6%를 웃돌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학들이 위험자산 투자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한 우려로 공격적인 운용을 극도로 꺼린 채 하나마나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한 이런 포트폴리오는 기금 확충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격적인 투자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수익률 하락시 돌아올 책임을 우려해 행동으로 옮기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는 대학 자금 유치를 위해 올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업협회는 교육부 협조 등을 얻어 사립대학의 주식 투자를 어렵게 하는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사립대학 투자풀을 추진하기 위해 관계 기관 협조를 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