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성남지청 특수부는 지난 9월25일 최 이사장을 소환해 등록금 2백18억원을 빼돌려 자기소유 8개 기업의 부도를 막는 데 사용한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검찰은 수사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최씨와 재단관계자 7∼8명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법상의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공언했었다. 그러나 이 약속은 검찰이 관련 공범자들과의 대질신문 등 보충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당일 밤 최 이사장을 귀가조치하면서 이내 거짓임이 들통났다.
이후에도 사법저리 소식만을 목메 기다리던 경원대 관계자들은 이제 검찰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최 이사장 친척인 청와대 모 민정비서관이 뒤를 봐 주고 있어서, 현 정권이 시사저널을 소유한 최 이사장 눈치를 보느라고 사법처리를 미루고 있다'는 등의 각종 풍문들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앞서 경원대 분규는 지난 9월25일 재단이사회가 가천학원 이길녀 이사장을 새 이사장에 선임하고 학교 운영권을 넘겨 일단락이 되는 듯 했다. 최종적으로 남겨둔 것은 교육부의 신임 이사장 승인.
그러나 이사장 승인건은 벌써 두달째 교육부 책상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다. 이에 대한 교육부 관계자의 변명은 의외로 간단하다. 검찰조사가 완료되지 않았고 그동안 국정감사 기간이라 교육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는 것. 덕분에 경원대는 지금 여기저기서 재단인수를 추진하는 단체들로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지난 91년 학교 운영권을 넘겼던 옛 재단측이 '최 이사장에게 재단이나 학교를 처분하라는 권한을 준 적은 없다'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고 경기도의회는 '경원대 도립화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운영권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이병욱 경원대 교수협의회장은 "검찰과 교육부의 적절한 처리가 미뤄져 현재 대학업무가 마비상태에 이르렀다"며 "학교 운영의 정상화론 위해서라도 당국의 시급찬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정부패 척결을 내걸고 벌이고 있는 제2 건국운동에서 검찰과 교육부는 본연의 임무에 대해 다시 한번 자기성찰을 할 시기에 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