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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1인당 실험실습비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아 거의 모든 기업들은 ‘오직 살 길은 기술개발밖에 없다’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상황은 대학의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른바 ‘산학협동’이 결실을 맺어야 하나 정작 가장 기본적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의 연구여건이 열악해 경제회생에 먹구름이 잔뜩낀 형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97년 2월 현재 전국 사립대학 중 학생 1인당 실험실습비가 10만원이 넘는 대학은 고작 22개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학생 1인당 실험실습비가 10만원 미만인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학교수들의 설명이다.

서울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의학용 시디롬 한 장 구입에 몇 백만원을 호가하고 있는 실정에서 지금과 같은 실험실습비로는 회식이나 한 번 할 수 밖에 없다”며 “더구나 최근 IMF 사태로 환율이 급등해 기본적인 소모약품 구입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대학의 대부분은 그나마 적은 실험실습비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실험실습비는 대학 전공, 교양교과과정 중 인문계, 이공계 등 실험실습 관련과목의 교육활동과 학생 실험실습에 소요되는 제비용에 한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일부 대학들이 이러한 실험실습비를 원래 목적에 사용하지 않고 전용한 사례를 밝혀내 몇몇 대학에 주의조치를 취했다.

교육부 감사결과에 따르면 부산 D대의 경우 실험실습비가 각종 소모성 행사나 학회지 발간, 신입생 환영회 등에 무분별하게 사용되었고 심지어는 실험활동이 없는 방학이나 연말에 30% 이상의 예산이 집중적으로 쓰여졌다.

한편 학생 1인당 실험실습비가 가장 많은 대학은 45만5천원이 책정된 한국기술교대가 차지했으며 포항공대는 이보다 절반수준인 23만원을 차지해 그 편차가 심함을 보여주고 있다.

실험실습비가 적은 대학은 세명대, 경산대, 위덕대 등으로 2만원대에 지나지 않아 전국대학 중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서울지역 대학 중에서는 광운대가 3만3천원으로 가장 낮았다. 이밖에 숙명여대, 이화여대, 단국대 등도 5만원대에 불과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대학 중 학생 1인당 실험실습비가 가장 많은 대학은 21만2천원인 가톨릭대학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숭실대가 실험실습비 총액이 14억9천만원으로 1인당 15만1천원, 덕성여대가 13만3천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서울지역 대학들은 전국대학의 실습비 분포로 볼 때 비교적 높은 실험실습비 비율을 나타냈으나 한국외대, 광운대 등이 5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비용을 실험실습비로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2년간 실험실습 기자재 점수별, 금액별 확보율 1위는 국·공립, 사립대를 통틀어 포항공대가 차지했다.

세종대도 점수별 확보율 2위, 금액별 확보율 3위를 나타내 실험실습 기자재 확보 면에서는 단연 우수한 대학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울산대, 홍익대, 국민대 등도 점수별, 금액별 확보율 모두 전국 사립대 중 10위권내에 들어 이른바 명문사립대인 연세대, 고려대 등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과 좋은 대조를 보였다.

반면 사립대에 비해 국립대는 점수별, 금액별로도 대체로 형편없이 낮은 확보율을 보여 정부의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실험실습 기자재 점수별 확보율이 20.02%에 불과해 가장 낮은 보유량을 나타낸 여수수산대 (현 여수대)를 비롯해 국립대인 한국해양대(20.86%), 순천대(23.30%), 강릉대(27.85%), 목포해양대(28.64%) 등이 법정 보유기준에 턱없이 미치는 못하는 확보율을 보였다. 또한 점수별과 마찬가지로 금액별로도 목포해양대(14.68%), 여수수산대(14.76%), 한국해양대(15.93%), 순천대(16.05%) 등이 저조한 확보율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 대학들의 실험실습 기자재 확보율은 <표1>과 같이 실험실습비 순위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이유를 대학관계자들은 지난 94년부터 실시된 대학 종합평가의 부작용이 현실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의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대학들이 실험실습비를 대폭 삭감하고 기자재 구입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실험실습 없는 강의는 당분간 전국 대학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기삼 기자 (news@unn.net) | 입력 : 98-05-04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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