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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련, 현안과 미래] 이병언 경인총련 의장 인터뷰 (3)
"국민들이나 학우들이 한총련의 진심을 몰라주고 냉소적으로 대하거나 이야기조차 들으려 하지 않았을 때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경인총련 의장 이병언군 (경희대 총학생회장)의 첫 마디다. 이군은 현재 유일하게 검거되지 않은 한총련 중앙상임위원으로 6월 한총련 출범식 +이후 줄곧 공안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는 현상금 1천만원의 특급 수배자다.

본사 취재팀은 이런 이군을 지난 2일 지방의 모대학 교정에서 만났다. 수배생활에도 불구하고 옷차림도 깔끔했고 건강도 좋아 보였다.

"연일 늘어만 가는 구속, 수배 소식으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학생운동 역사에 죄인이 된 기분입니다."

그는 며칠전 혼자서 모대학 총학생회실을 찾아 간 적이 있다고 한다.

"새벽 3시가 넘었는데 혼자서 다음날 있을 정기학생총회 플래카드를 +쓰고 있는 1학년 여학우를 봤습니다. 너무나 미안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끝내 도망쳐 나오듯 학교를 빠져나와 버렸습니다."

이같은 학생회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군은 한총련 중앙지도부가 아직도 +거듭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해 했다.

"한총련이 백만 학우의 친근한 벗으로 다시 서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아픔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저는 줄곧 한총련 중앙집행위원 전원의 사퇴를주장하고 있으며, 중앙 지도부가 학우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한총련 혁신도 강화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5개월간의 수배생활 동안 아무도 없는 주위를 자꾸 둘러보는 버릇마저 +생겼다는 이씨는 지난 5월의 한총련 출범식 얘기에서 다시 한 번 고개를 떨구었다.

"이 자리를 빌어 한총련 출범식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고 이석씨와

유가족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사죄 드립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간에 한

젊은 청춘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변명과 이유가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 정권에 대해서는 단호한 모습으로 말을 이어갔다.

"현 정권은 학생운동 진영에게 일말의 자정 기회도 주지 않고 있습니다. 문민독재를 연장시키려는 음모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백만 학우의 힘으로 반드시 저지할 것입니다."

경찰에 쫓기는 악몽으로 어젯밤 내내 잠을 설쳤다는 이군도 해질 무렵이 되자 피곤이 몰려오는 듯 맨손 세수를 했다.

제주도에서 농사짓는 부모님과 5월 이후 전화 한 통 제대로 해본 적 +없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이군은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가을대동제 +준비로 꽹과리 소리가 한창인 학생들 속으로 총총히 사라졌다.

홍기삼 기자 (news@unn.net) | 입력 : 97-10-06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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