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모 한신대 교수는 1일 사학연금관리공단(이사장 박판영) 주최로 열린 ‘사학연금 재정안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97년 IMF 이후 이자율이 급락한 것이 사학연금 재정불균형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출발 때는 오히려 고부담 저급여 구조였다”고 주장했다.
저부담 고급여 설계가 사학연금 재정 악화를 불렀다는 논리는 그간 정설처럼 퍼져있었고, 정부는 2025년 사학연금이 완전 고갈될 것이기 때문에 고부담 저급여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이 논리를 사용해 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교수는 사채이자율을 이용해 75년과 85년, 2000년 가입자가 각각 20년, 25년, 정년퇴직했을 때 받는 수익비를 비교한 결과 사학연금이 출발한 75년 가입자가 2.55로 평균수익비가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수익비 2.55라는 말은 1백원을 내서 2백55원을 가져간다는 뜻. 85년 가입자의 평균수익비는 3.95, 2000년 가입자는 3.73이었다.
저부담 고급여 구조에서는 오래 가입할수록 연금경제성이 높을 것이라는 기존 주장과는 전혀 상반된 결과인데, 이자율의 영향이라는 것이 김 교수 설명이다. 즉 현재와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현재의 급여산정방식이 저부담 고급여로 평가되지만 고금리 시대에는 반대로 고부담 저급여로 된다는 것. 그 기준을 김 교수는 9%로 계산했다.
김 교수는 “97년 이전에도 저부담 고급여가 재정불균형의 원인이라고 표현한다면 잘못된 것”이라며 “현재가치로 평가되는 연금경제성은 이자율에 의해 좌우되는데, 정부는 이자율 하락이 연금재정에 미칠 엄청난 파급효과를 간과한 채 이자율이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부담금과 지급액 간 재정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별다른 조정을 취하지 않음으로써 재정악화를 자초한 셈이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현재는 연금수익비가 총평균 3.98로 저부담 고급여의 심각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어 이대로 가면 2010년에는 총지출이 총수입을 넘고, 2025년에는 기금 고갈 사태에 도달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저부담 고급여를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가입자 대표단체 가운데 하나인 전국대학노동조합 한정이 정채국장은 이에 대해 “정부는 그동안 부담률을 올릴 때마다 ‘설계 때부터 저부담 고급여’ 논리를 펴왔지만 97년 이전에 대해서까지 그렇게 주장한 것은 결국 책임 떠넘기기였음이 드러났다”며 “이제라도 가입자 단체와 협의해서 서로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현실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