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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물 건너 가나
김신복 전 교육차관, “6월이 데드라인”
법안 정리는 대충 됐다…인가주의는 확실
지역내 국·사립 경쟁시 공통항목으로 평가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설치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2008년 3월 개교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교육부 차관을 지낸 김신복 서울대 교수(행정대학원)는 지난 7일 이와 관련해 “6월이 데드라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7월로 넘어가면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로스쿨이 다른 사법개혁 방안과 한꺼번에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정권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로스쿨이라는 물줄기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교수는 비법학전공자 가운데서는 로스쿨 전문가로 통한다. 소위 ‘대학통’이다. 지난해부터 교육부 용역을 맡아 ‘로스쿨 설치인가 심사기준 연구’를 이끌고 있다. 서울대 교수를 거쳐 교육부 차관을 지내는 등 교육 관료 경험도 풍부하다. 경원대 이사장을 맡아 대학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2008년 3월 개교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심사인 것 같다.

“금년에는 심사가 끝나야 되는데 걱정이다. 6월이 데드라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2008년 3월에서 역산해 보면 2007년 11~12월에는 본인가가 끝나야 한다. 1년 전에는 가인가를 받아야 하니까 올 9월부터는 심사에 들어가 11~12월께 가인가가 나야 한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령 만들고 법학교육위원회 꾸려 심사 기준 확정해서 제시해야 하고, 정원도 결정해야 한다. 대학이 준비하는 시간도 줘야 하고, 적성시험이나 입학전형계획도 확정해야 한다. 6월 정도는 (법안 통과가) 되어야 할 것 같다. 다만 교육부에서 공고나 심사 기간을 줄이는 등 굉장히 집중적으로 진행한다고 하면 이후로 넘어가도 가능은 할 것이다.”

-로스쿨 설치 기준이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식 로스쿨을 보면 준칙주의이다. 기준을 정해놓고 넘으면 다 설립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인가주의이다. 준칙주의로 해 놓으면 지금 대학이 겪고 있는 것처럼 정원을 못 채우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인가주의로 간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게 되면 기준을 갖춰도 위에서부터 자를 수밖에 없다.

“국가자격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질적 통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의사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원을) 협의해서 그 안에서 인가해 준다. 부속병원까지 다 갖춰도 의학전문대학원 인가가 안 나는 데가 있을 정도로 엄격하다. 현재 수급에서 적당한가가 문제인데, 법조계는 현재 수대로 하자는 입장이고 시민단체는 수임료나 문턱이 너무 높기 때문에 수를 늘려야 된다는 입장이다. 결국 중간 선 정도에서 결정되지 않겠느냐.”

-정원을 통제하기 때문에 지역안배라든가 같은 지역에서 국·사립이 경쟁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지역균형 차원에서의 지역안배는 정치적·정책적 결정사항이다. 지역을 안배해서 인가하면 같은 지역 내에서 국립과 사립이 경쟁해야 하는데, 국립과 사립은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기준이 다르면 정원을 따로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대두되는데, 재정이나 연구소 기금 같이 서로 다른 부분은 빼고 공통 항목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6월말까지 제출해야 하는 설치인가 심사기준(안)에서는 국립과 사립을 구분해서 제시하려고 한다.”

-지역안배 요구가 높다.

“지역안배가 필요한가? 국가자격인데 자질이 똑같아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기본 생각이다. (수도권 대학들의) 저항도 있을 테고.”

-과잉투자나 대학 내 재정불균형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로스쿨에 선정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해서 안 되면 무슨 낭비냐는 비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비판을 해소하기 위해 심사기준(안)에서 가인가는 계획만 갖고 할 수 있게 했다. 시설의 경우도 가능한 한 전용시설이 아니라 공통으로 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기숙사도 전용기숙사가 아니라 기존 기숙사 중에서 로스쿨용으로 충분히 확보하면 된다. 전용시설은 모의법정 정도다.”

▲ 김신복 교수는 같은 지역 내에서 국립과 사립이 경쟁할 경우 공통항목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명섭 기자

-경원대는 로스쿨 준비하나?

“이번에는 신청 안 할 계획이다. 전임교원이 최소 20명 필요한데, 지금 4~5명이다. 투자를 집중적으로 했을 때 부작용도 생길 수 있고, 통합 등 여러 문제가 섞여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일본은 1차, 2차에 나눠서 허가했다. 단계적으로 인가하거나 중간평가에서 탈락시키고 다른 대학이 진입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일본도 한번으로 진입이 마감되는 식으로는 안 했으니까….”

-2008년 3월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늦더라도 제대로 된 로스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법학계 의견이다.

“현재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정치적 문제 때문이지 여야간에 쟁점이 대립해서는 아니다. 정리는 대충 됐다. 가능한 한 빨리 통과시켜 로스쿨 간다는 전망을 갖게 해줘야 한다. 그런데 6월에는 원 구성도 새로 해야 하고….”

-로스쿨 못 가는 대학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신청했다 떨어진 대학도 학부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 나름대로 진로나 틈새시장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본다. 로스쿨 아니고도 학부에서도 법학교육은 필요하다. 시민 상식으로도 필요하고 각종 행정이나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법률 수요는 계속 남아있다. 그런데 (로스쿨을) 너무 위상 확보를 위한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교육부에서 정책 연구 등을 통해 일정 부분 방향을 제시해 줄 수는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로스쿨, 안 갈지도 모른다’라고 말한다.

“‘공판 중심 재판’ 등 사개추위에서 여러 개를 한꺼번에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정권 차원의 추진은 아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로스쿨로 간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6~7월 넘어가면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이미 2008년 3월 개교에 맞춰 로스쿨을 준비하는 학생도 있을 텐데, 그것도 문제다.”

-법학전문대학원이 과연 필요한가.

“지식이나 기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전문대만 나와도 컴퓨터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회 분야가 전문화되고 있다. 의사도 과거에는 6년 배우면 충분했는데 전문대학원으로 바뀌면서 예과가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났다. 변호사도 학부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교육시켜 분야별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특성화시켜야 한다.”

-전문화는 로스쿨 나와 현장실무를 통해 얻는 것 아닌가.

“그런 점도 있는데…, 비법학전공자들이 로스쿨에 많이 들어가면 달리지지 않을까 싶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6-08 오전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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