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입구에서 화랑로를 따라 태ㆍ강릉과 태릉선수촌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삼육대 투어는 교문을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다. 진입로 양쪽으로 늘어선 적송과 떡갈나무가 자연스레 터널을 이루고 있는데, “학교가 아니라 매일 공원으로 산책 나오는 기분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서광수 총장의 꿈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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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육대는 자연친화적 환경을 유지, 삼육대 구성원과 지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공원처럼 아름다운 캠퍼스’라는 서 총장의 말이 과장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쭉쭉 뻗은 적송들이 곳곳에 숲을 이루고 있고, 벤치와 어우러져 쉼터를 제공한다. 특히 교문 진입로가 끝나는 곳, 신학관과 도서관, 체육관 사이에 널찍하게 자리 잡은 소나무 숲이 울창한데, 조그마한 인공 연못까지 더해져 어느 공원 못지않은 운치를 느낄 수 있다. 70주년 기념관 주변의 숲과 벤치도 5~6월이면 야외 수업 장소로 사랑받는 곳 가운데 하나다.
역시, 삼육대 제1의 명소는 제명호를 들 수밖에 없다. 교문 진입로를 따라 신학관 왼쪽으로 오르면 만날 수 있는 제명호는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를 한꺼번에 들을 수 있는 곳이다. 1948년 평안남도 순안에서 이 곳으로 대학을 옮겨오면서 만든 인공 산정호수다.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타원형 모양으로 긴 쪽의 둘레가 1백여m에 달하는데, 팔뚝만한 잉어와 거북이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제명호가 학교만의 자랑이 아니라 서울의 절경으로까지 꼽히는 것은 계절마다 독특한 경치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봄의 진달래와 새들의 합창, 여름의 푸른 숲과 비온 후의 호수의 맑음, 가을의 다람쥐와 분홍빛 단풍, 겨울의 눈송이와 고목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제명호를 최고의 데이트 장소로 꼽는다.
사실, 제명호의 운치는 제명호까지 이르는 길이 있기에 더욱 빛난다. 신학관에서 제명호까지 이어지는 20여 분 거리의 흙길은 자연휴양림에라도 온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키 큰 나무들의 인사를 받으며 완만한 경사를 오르다 잠시 숨을 고르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제명호야말로 제명호를 제명호답게 만드는 숨은 공로자다. 운 좋으면 나무 사이를 돌아다니는 다람쥐를 직접 볼 수도 있다. 교문→진입로→신학관→제명호에 이르는 길은 불암산 등산객들의 주 코스이자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는 산책 코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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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육대는 자연친화적 환경을 유지, 삼육대 구성원과 지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삼육대를 ‘자연친화적’이라는 말만으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자연친화‘적’ 뒤에는 ‘조성’이라는 말이 따라붙기 마련이고 그 속에는 이미 사람의 손길을 탔다는 뜻이 숨어있는데, 가꾼 이미지보다는 될 수 있으면 원래 있던 자연을 덜 훼손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숨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캠퍼스가 그리 넓은 규모는 아니라 해도 널찍널찍하게 쭉 뻗은 도로를 찾아보기 힘든 곳이 삼육대다. 차와 사람보다 나무가 우선하기 때문이다. 캠퍼스 곳곳의 소나무를 피하다 보니 좁고 꼬불꼬불하게 나 있는 길은 캠퍼스 내 과속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백미는 진입로 끝에 자리한 신학관 앞이다. 경기도 포천시 국립광릉수목원 길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을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일부러 닦아놓은 도로의 왼쪽 1/3을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는 모습에서 ‘자연 그대로’라는 삼육대만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최근 지어진 몇몇을 제외하고는 건물 대부분이 빨간 벽돌로 지어진 것도 눈길을 끈다. 빨간 벽돌이 가장 자연친화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굳이 과학적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무들 사이에 있는 빨간 벽돌 건물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을 보면, 아름다운 캠퍼스를 지키려는 구성원들의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홍보실 이재호씨는 “한 군데 모아서 크게 지으면 효율적인데, 될 수 있으면 자연 훼손 안 하려고 건물도 조그맣게 짓는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캠퍼스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다르다고 느낀다면 주위를 한 번 둘러볼 필요가 있다. 삼육대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담배꽁초다. 삼육대는 지난 100여 년간 ‘캠퍼스 내 술ㆍ담배 금지’ 학칙을 자발적으로 지켜오고 있다. 국내 대학 최초로 단연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단주 교육ㆍ상담 프로그램도 이 대학의 특화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삼육대에서만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교문 건너편 20만 평 부지에 자리 잡은 노작교육장은 ‘사람과 땅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삼육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 가운데 하나다. 삼육대에 입학한 새내기들은 모두 매주 2시간의 노작교육을 이 곳에서 받아야 하는데, 20명 정도가 한 조가 되어 지도교수와 함께 각종 채소류를 재배하는 곳이다. 노작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노동의 의미와 보람, 서로간의 협동심과 생명의 소중함, ‘뿌린 만큼 거둔다’는 자연의 법칙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캠퍼스 개방, 주민들의 휴식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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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대는 캠퍼스를 일찍이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했다. 사회봉사 차원에서다. 주말이면 불암산을 찾는 등산객을 줄을 잇고, 소나무 숲 아래는 산림욕을 즐기는 가족들로 붐빈다. 요즘은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아침 운동하러 오는 사람들이나 산책 나온 주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학 관계자의 말이다.
휴식처 역할에만 머물지 않는다. 체육관도 개방했다. 지역주민이면 누구나 수영 스쿼시 볼링 헬스 에어로빅 등 다양한 운동을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노원구와 함께 하는 어린이영어교실은 이미 대표적 지역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가력도 저렴한 데다 이 대학의 원어민 교수들이 직접 가르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전체 교수 1백여 명 가운데 18명이 외국인일 정도로 ‘국제화’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삼육대와 노원구는 어린이영어교실에 이어 어린이과학교실도 곧 문을 열 예정이다. 강의는 역시 삼육대 교수들이 직접 맡는다.
<권형진 기자>jinny@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