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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지방 중소 대학들 명암 엇갈려
대학원대학 추진 7개 대학들 탄력 받고
연합로스쿨, 영산대 빼고는 ‘포기’ 상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이하 사개추위)가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도입 방안을 확정한 이후 공동으로 로스쿨 설립을 추진하던 지방 중소규모 대학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학원대학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대학들은 로스쿨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연합 로스쿨에 희망을 걸었던 대학들은 사실상 포기하거나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강릉대 군산대 공주대 목포대 순천대 안동대 창원대 등 7개 지방 소규모 국립대는 일단 한숨 돌린 분위기다. 사개추위가 법률안을 확정하자 지난 21일 “로스쿨 신청자격에 대학원대학도 인가신청 대상이 될 수 있게 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공동 성명을 냈다. 사실상 독자 설립이 어렵다고 판단한 이들 대학은 지난해 12월 ‘국립 7개 대학 로스쿨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구성하고 곧바로 연구팀을 발족, 일찌감치 별도의 대학원대학 설립을 준비해 왔다.

이기동 안동대 교수(법학)는 “사개추위 안이 확정되면서 법적인 신청 자격이 생겼다.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규 공주대 교수(법학)는 “연구팀에서 내린 결론이 대학원대학이었다. 대학원대학 인정을 유도하기 위해 사개추위에 비공식적으로 정책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며 “지역별로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 개발, 지역 분산을 극복하기 위한 수업 방법 등 세부계획 마련을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희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정원 제한. 언론에 유포되는 것처럼 총 입학정원이 1천2백명으로 묶인다면 전국에 설치될 수 있는 로스쿨 수는 기껏해야 10~12개. 지방 소규모 대학이 넘보기엔 힘이 부친다. 이들 대학이 지역적으로 너무 떨어져 있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사개추위가 연합로스쿨에 신청 자격을 주지 않기로 한 이유는 수업장소와 연구실 분산으로 충실한 교육과 학생지도에 지장을 초래할 지도 모른다는 점 때문이다. 고등교육법 등 법령에 설립 근거를 좀 더 명확히 해 둘 필요도 있다.

추진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경식 강릉대 교수(법학)는 “캠퍼스 분산은 지역적 특색에 기반을 둔 특성화 교육을 가능케 함으로써 오히려 교육의 질을 높이고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필요하면 공동 대학원대학의 설립 절차, 조직, 운영 및 7개 대학과의 관계 등 세부사항에 관한 법령안을 마련해 입법청원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기동 교수는 “다음달 23일 열리는 7개 대학 총장협의회 회의 전까지는 로스쿨 설립에 대한 세부계획을 마련하고, 9월 정기국회 개원 이전에 공청회를 개최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때 연합로스쿨 설립 얘기가 오갔던 경남대와 인제대, 울산대는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일단 정기국회에서 최종 안이 어떻게 확정될지 지켜본 뒤 결정하거나, 이후 추가로 신청을 받게 되면 그때를 기약해 보자는 자세지만 사실상 뜻을 접은 상태.

고영남 인제대 교수(법학)는 “지방의 작은 사립대는 총 정원을 늘리지 않는 한 도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역에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논의는 있었으나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태영 경남대 교수(법학)는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더 이상 로스쿨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 분위기다”며 “정원이 2~3천명으로 는다면야…”라고 말했다. 이영일 울산대 교수(법학)는 “관망하는 입장이다. 1차년도에 하기는 힘들 것 같고 2,3차년도를 생각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대학은 법학과를 유지하면서 일반 교양과정으로 운영하거나 공무원, 보험, 부동산, 세무 등 특정 분야로 특화하는 방법, 로스쿨 진학을 위한 일종의 예비학교로 운영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연합로스쿨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영산대는 2학기에 교수 10명을 뽑는다는 광고를 중앙 일간지에 내는 등 독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서울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부구욱 총장과 법률학부 교수들로 자체 ‘로펌’ 설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승주 교수는 “정원이 늘든 안 늘든 영산대는 (로스쿨) 간다. 로펌이 로스쿨 설립 요건과는 상관없지만 더 확실히 가자는 의미는 있다”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unn.net>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5-05-27 오전 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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