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마다 열리는 대총회 총회는 재단에서 가장 큰 행사 가운데 하나. 그런 서 총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삼육의명대학 총동문회다. 의명대학 총동문회는 “7월말까지 통합안을 교육부에 제출해야 하는 이런 중요한 시기에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학교를 비운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브레이크를 걸었다.
비교적 순항하던 삼육대-의명대학 통합이 역풍을 맞고 있다. 의명대학 총동문회가 “학교를 없앤다는데 최소한 마스터플랜은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두 대학 통합에 제동을 걸면서 통합 논의가 두 달 가까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이다.
같은 재단 내 4년제와 2년제 대학인 삼육대-의명대학 통합은 그 동안 순탄한 길을 걸어왔다. 지난해 12월 삼육대-의명대학 교수회의에서 각각 95%와 77%의 교수가 통합에 찬성했다. 실무연구팀이 꾸려지고 통합 안을 마련해 가는 과정에서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 5월 13일 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의명대학 총동문회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최승호 총동문회장은 “통합이란 것이 결국 경쟁력 제고가 목적인데, 막연하게 ‘통합하면 나이질 것이다’는 수준이다.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후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로드맵을 명확히 가지고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동문회는 지난 6월 14일 통합을 반대하는 이유와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재단 이사장 앞으로 보냈다. 크게 두 가지다. 통합에 대한 충분한 타당성 검토가 없었고, 그렇다 보니 마스터플랜 또한 불분명하다는 것. 또 하나는 학생과 교직원, 동문 등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없이 교수진의 의견만으로 통합을 추진한 절차상의 문제다.
학교 측에서도 의견 수렴 부족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내년부터 두 대학을 통합해 신입생을 모집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이미 이사회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2011년 이후 입학정원의 급격한 감소, 1캠퍼스 2대학 체제에서 오는 비효율성, 소규모 대학으로서의 한계성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것.
박두한 삼육대 기획실장은 “두 대학이 통합하면 5천여명 수준의 적정 규모 대학으로 거듭나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통합을 할 거냐 말거냐의 단계가 아니라 이미 통합하기로 결정된 바에야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사립대 통ㆍ폐합 계획서의 제출 시기는 오는 29일까지이지만 시간은 초치기에 몰린 상황이다. 수시2학기 모집을 위해서는 오는 13일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학사조직 개편 안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 삼육대와 의명대학은 통합 논의 지연으로 수시1학기 모집 공고도 내지 못했다. 때문에 11일 오후 있을 5차 통추위에서는 통합 후 학사조직이 확정돼야 할 판.
그러나 최 회장은 “답변서를 받았지만 발전계획 자체가 너무 추상적이다. 추가 질의서에 대한 답이 오면 최종 입장 정리를 할 계획”이라면서도 “그날(11일) 결정이 나기에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해 이날 회의 역시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