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경원대 이화여대를 필두로 지방에는 지역에 세를 구축한 지방 일간지 출신 기자들이 대거 유입돼 활동 중이다. 인물열전, 기자 출신 각 대학 간판 홍보맨들을 소개한다.
서강대는 손병두 총장 취임과 함께 대외협력처 내에 홍보실을 신설하고 기자출신 실장을 영입, 대언론 홍보에 힘을 실었다. 기업 수준의 강력한 홍보마인드가 대학에도 필요하다는 손 총장의 판단이었다.
지난 1일 초대 홍보실장으로 영입된 우재철 실장은 올해 44세로 가톨릭신문사에서 14년간 기자경력을 쌓은 베테랑. 손 총장과는 같은 천주교평의회 소속으로 손 총장이 직접 스카웃했다. 대우는 과장급으로 받는다.
우 실장은 “서강대가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한 것은 그동안 서강대가 가진 가치가 충분히, 원활하게 전달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출발한 것 같다”며 “앞으로 서강대의 참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이화여대 홍보실장으로 영입돼 대학생활 3년차를 맞고 있는 이덕규 실장(49)은 중앙일보에서 20년 가까이 기자생활을 하다 홍보대행사와 여성전문포털사이트 전무 등을 거친 인물. 현재 이화여대 행정직원으로는 최고직인 부처장급으로 대우받고 있으며 대학가 홍보 관련 부서장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다.
“체대 입시비리, 고교등급제 논란 등 직후 잇따른 사건에 대한 대처에 순간순간 100% 역량을 발휘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대과없이 수행해왔고 전반적인 홍보역량도 제고된 것 같다”는 게 대학 홍보실 재직 3년차를 맞은 이 실장의 자평.
부임 직후부터 ‘보도일지’를 작성해 사건의 전개과정과 홍보담당자의 대응, 그에 대한 평가를 기록으로 남겨둔 것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실장은 “그동안은 위기대응에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는 UI 등 긍정적인 작업에 매진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개교 1백20주년을 맞아 온라인 홍보를 강화하고 홈페이지 내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경원대는 문상식 홍보실장 이하 김순우·송채수 홍보과장 등 3명이 모두 기자 출신으로, 드문 경우다.
세계일보에서 7년의 기자 경력을 쌓은 김순우 과장이 지난 99년 영입되면서 물꼬를 튼 이후 2003년에는 내일신문 통일외교부장 출신의 문상식 실장이, 지난해 11월에는 경향신문 기자, iTV 메인앵커 출신의 송채수 과장이 잇따라 스카웃돼 삼각편대를 이뤘다.
전문 의료경영인으로 경력을 쌓은 이길여 총장의 적극적인 홍보마인드가 빚어낸 결과. 이 때문인지 최근 대학 홍보 관계자들 사이에서 ‘경원대 관련 보도가 부쩍 눈에 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성균관대는 지난 2002년부터 기자출신 전문위원을 영입, 보도자료 작성 등 홍보업무를 맡겼다. 동아일보 출신의 최영록 전문위원에 이어 노상욱 위원까지, 이들이 작성한 보도자료는 대학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 ‘전혀 손 대지 않아도 기사로 쓸 수 있을 만큼 잘 만들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을 정도. 최근에는 초창기 멤버였던 최 위원이 다시 복귀했다.
게다가 성균관대는 ‘삼성 스타일’의 일사분란한 보도지원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도 받는다. 일간지의 한 기자는 이에 대해 “마치 수습기자가 보고하듯이 시간대별로 진척상황을 알리며 보도를 지원한다”며 “삼성의 기업마인드가 녹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99년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었던 강승구 팀장을 영입했던 이래 문화일보 출신 박상렬 팀장을 거쳐 현재 정민호 홍보팀장까지 기자 출신자에게 홍보팀 운영을 맡겨온 서울대의 행보도 눈에 띈다.
대학가에서도 단연 보수적이기로 유명했던 서울대는 이기준 전 총장시절인 99년 홍보팀을 신설하고 기자 출신을 영입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담당자들의 잦은 교체 문제는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이밖에도 건국대는 지난 2002년 문화일보 편집부장을 지낸 강현직씨를 홍보실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지방 소재 대학은 더욱 활발하다. 부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해당 지역 일간지 기자 출신들이 대학 홍보실에 스카웃돼 활동 중이다.
특히 부산 지역 유력 일간지였던 부산매일신문이 부도로 폐간되면서 소속 기자들의 대학행이 두드러졌다. 부산대가 2000년 김형진 전문위원을 영입한 데 이어 부경대는 다음해 부산매일 10년차 경력기자인 박진규 홍보팀장을 스카웃했다. 이밖에 동아대 강상구 홍보전문위원, 동명정보대 김종렬 언론팀장도 같은 신문사 기자 경력을 갖고 있다.
경상대도 지난해 3월 경남일보, 뉴시스 출신의 12년 경력의 기자 이우기 홍보팀장을 스카웃했다. 이 팀장은 진주 출신이자 경상대 동문으로 기자 시절 경상대를 2년간 출입한 경력을 가진 인물. 올해 나이 39세로 전문계약직. 계장급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배재대는 대전일보 11년차 기자 출신의 우관섭씨를 지난 2001년 홍보팀장으로 영입했고 울산대(박동순 홍보팀장보), 진주국제대(방성철 홍보팀장)도 각각 기자출신 홍보담당자를 스카웃했다.
반면 연세대, 고려대, 인하대 등 대규모 사립대에는 기자 출신 홍보담당자가 없는 경우다. 그러나 일부에서도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는 설명. 박영렬 연세대 대외협력처장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시대가 됐지만 대학은 이에 대한 절박함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다”며 “언론사에서 이런저런 백그라운드를 가진 전문인이 필요하고, 추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대학보다 앞선 홍보마인드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 홍보실 출신자들의 영입도 늘고 있다. 한국외대는 최근 홍보 담당자 채용에서 현직 기자 및 석·박사 출신 등 1백50명여명이 지원한 가운데 대구은행 홍보실 재직 경력을 가진 직원을 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