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을 보좌하며 안팎의 업무를 챙기는 ‘차관’들은 어떤 인물들이었을까?
교육부 차관은 현실적으로 관료 출신 내부 인사들이 오를 수 있는 최고위직. 1년 안팎의 임기로 드나들기를 되풀이하는 장관들과는 달리 십수년간 교육부 안에서 인맥과 경험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교육부 ‘실세’로도 분류됐다.
본지가 역대 교육부 차관들의 퇴임 후 행보를 추적한 결과, 이들 대부분이 관료 생활을 마감 한 후에는 교육부가 관리·감독하던 대학의 이사장 및 총·학장으로 변신해 교육부와 대학을 잇는 ‘줄’의 역할을 담당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문장욱 문교부 1대 차관부터 서범석 교육인적자원부 4대 차관까지 교육부를 거쳐간 차관들은 총 45명(중임 1명 포함). 이중 자료가 미비한 5명을 제외한 40명의 퇴임 후 경력을 분석한 결과 24명의 차관들이 대학의 이사장 및 총·학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60%에 달하는 수치.
역대 차관들은 일반적으로 한국교직원공제회, 사립학교교직원연급관리공단 등 산하단체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대학 총·학장으로 정착하는 수순을 밟았다.
서범석(교육인적자원부 제4대)은 지난해 목포해양대 총장후보로 지원했으나 낙마했고, 이천수(교육부 37대)는 순천향대·천안대 총장을 거쳐 지난해에는 진주산업대 총장으로 선출되기도 했으나 개인사정을 이유로 고사했다가 올해 초 있었던 한성대 총장공모에 지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상권(교육인적자원부 제1대)은 광주여대 총장, 이원우(교육부 41대)는 한경대 총장, 이용원(39대)은 경산대·진주교대 총장, 조규향(36대)은 부산외대·서울디지털대·한국방송통신대 총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장기옥(35대)은 신성대학 학장 및 이사장, 장병규(34대)는 두원공과대 학장·중부대 총장·강원관광대학 재단인 분진학원 이사장, 정희채(31대)는 서울시립대 총장·양산대학 학장, 정태수(30대)는 서울교대·대진대 총장을 역임했다.
이밖에 김판영(29대)은 서울시립대 학장, 고광득(25대)은 용인대·한성디지털대 총장, 조성옥(24대)은 충남대, 인하대 총장, 심창유(23대)는 청주사대 학장·선인학원 이사장, 최형규(16대)는 경기학원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퇴임 차관들의 대학 행은 수십년째 관례적으로 되풀이 돼 왔다.
이중 이원우(41대), 이용원(39대), 이천수(37대) 차관은 퇴임 후 길게는 2년에서 짧게는 3개월의 기간을 두고 대학 총장으로 자리를 옮겨 ‘공직자윤리법’ 위반혐의 마저 짙다.
관료사회와 관련 기업 및 기관 사이의 유착 고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퇴임공직자들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일로부터 2년간 퇴직 전 3년 이내에 소속했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영리사기업체 또는 이들의 공동이익과 상호협력 등을 위해 설립된 법인·단체에 취업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역대 차관 등 교육부 퇴임 관료들의 대학 진출은 ‘위법’은 아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대학’은 공직자윤리법에서 규정한 ‘영리사기업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의적 책임까지 벗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엄연히 사학을 포함한 대학의 관리·감독 책임을 지고 있을 뿐 아니라, 대학에 대한 프로젝트식 사업 지원사례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 일부 관료들과 대학의 유착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