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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창원대, 통합조인 1년...허울만 남아
창원대, 8월까지 '경상대와 통합여부' 확정
본부 위치 등 핵심사항 진통 여전해
지난해 4월21일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국립대 통합 물꼬를 튼 경상대-창원대. 국가 차원의 과제인 통합 선도 사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허울만 남았다.

양 대학의 통합논의는 지난해 말 통합대학의 본부와 단과대학 배치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줄곧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협상은 중단됐고 통합을 위해 기존의 조직구조를 어떻게 개혁 할 것인지, 통합대학을 어떻게 특성화 할 것인지 등의 구체적인 논의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대학 내부에서 조차 ‘통합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창원대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오는 8월까지 ‘경상대와의 통합 여부’를 확정할 계획. 그러나 전망은 회의적이다.

지난해 양 대학이 그린 통합 청사진은 본부를 진주(경상대 캠퍼스)에 두고 캠퍼스 배치는 기존의 틀을 살리는 방향으로 이뤄져 창원에 인문대 사회대 자연대 경상대 공대 예술대 법대를, 진주에는 인문대 자연대 농생대 사범대 수의대 의대 해양대를 두고 항공우주대 생명과학대학을 신설한다는 내용이었다.

학생 정원은 15% 내외를 감축할 예정. 현재 2만3천7백여명 규모인 양 대학의 학생 수를 2만2백여명선까지 낮추겠다며 가칭 ‘경남국립대학교’라는 새 교명까지 붙였다.

이처럼 정부와 언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알게 모르게 통합 특수를 누리기도 했던 이들 대학의 시도가 왜 허울만 남은 걸까. ‘통합 대학 본부를 창원에 둘 것이냐 진주에 둘 것이냐’. 아직도 문제는 여기에 있고 대립은 첨예하다.

이를 둘러싸고 본질을 비껴간 부수적인 문제로 양 대학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통합대학의 본부는 창원에 둬야 한다’며 통합기본합의서(안)에 내용에 문제 제기해 통합에 반대하는 세력으로 지목된 창원대 교수회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김일곤 창원대 교수회 의장(물리)는 “경상대와의 통합은 46개 중복 학과를 조율해야 하는 대규모 작업인만큼 철저한 계획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며 “대학 본부 배치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느냐를 결정짓는 첫 단추로,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로만 보는 마인드로는 통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에 따르면 창원대 자체 연구 결과 도청 소재지이면서 인구 및 산업환경 기반이 두터운 창원지역에 본부를 두고 기초학문분야인 인문대·사회대·경상대·자연대·공대·예술대 등을 배치해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당초 경상대가 창원대를 통합 파트너로 삼은 것은 경남도청이 10분 거리에 있는 등 실질적 거점 대학으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데 메리트를 느꼈기 때문이면서도 정작 본부 배치문제에 고집을 부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김 의장은 “창원대가 규모가 작아 통합의 객체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어떻게 가는 것이 발전적인 방향인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명확히 하자는 것”이라며 “경상대도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내 논의하자”고 덧붙였다.

반면 경상대에서는 대학의 역사와 규모, 거점대학, 특성화 분야를 인정하라는 입장. 교세 면에서 경상대가 창원대 보다 앞서는 상황에서 본부를 진주에 배치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경상대 한 교수는 “인문대 등을 모두 창원 쪽으로 넘어 오라는 이야기인데 그렇게 되면 건물을 추가로 더 지어야 하고, 결국 구조조정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는 억지이고 안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상대 역시 활발한 논의도 없고 이제는 물 건너간 얘기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경상대는 협상을 재개 조건으로 올해 초, 현재 기획처장과 기획부처장급이 맡고 있는 통합추진위원장과 실무추진위원장을 각각 총장과 기획처장으로 한 단계 격상시키고 통합추진위원회가 통합안을 마련할 때까지 구성원들의 의견표명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창원대는 무조건으로 통추위에 복귀해 결정하자며 이를 거부, 양 대학 통합논의는 다시금 제자리다.

더욱이 창원대는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순회 설명회를 마치고 오는 8월 경상대와의 통합여부 및 기본합의서(안)를 받아들일지를 놓고 총투표를 벌일 예정. 경우에 따라 양 대학의 통합 논의가 백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은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5-04-16 오전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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