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법이 개정되면 학교를 폐쇄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선 사학재단들은 특히 최근 수도이전 위헌소송을 이끈 이석연 변호사에게 여당이 추진 중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한 위헌심판 청구 소송을 맡기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도 위헌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 위헌의 소지가 없다는 의견에서부터 개별 조항에 따라 위헌소지가 있다는 지적까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는 개정법 전체를 위헌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사학법인연합회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아 사립학교법 등 각종 교육관련법의 위헌여부를 연구한 바 있는 이석연 변호사는 헌재의 수도이전 위헌판결 이후 사학재단으로부터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한 헌법심판 청구소송을 의뢰받았다. 아직 소송 진행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은 상태.
그러나 이 변호사는 “개정안의 내용이 헌법상 시장경제 원리나 재산권 보장원칙, 특히 교육의 자주성 원칙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 헌법 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보고있다”며 “지금까지 검토한 결과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사학법인연합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변호사의 책임 하에 진행된 선행 연구 결과에서도 개정안의 개방형 이사제나 학교운영위원회 심의기구화 등이 법인의 기본권과 재산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신뢰이익 보호 원칙, 입법 재량권 남용 금지 원칙 등을 어겼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 박병섭 상지대 교수(헌법)는 “논란이 있을 수는 있으나 위헌의 소지는 전혀 없다”는 입장. 사유재산 침해 주장에 대해 박 교수는 “사립학교법 개정은 법인의 사유재산권을 박탈하는 게 아니라 제한하는 것”이라며 “교육의 공공성 확보 차원”이라고 맞섰다.
이사장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이 학교의 장에 임명될 수 없다는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거스른다는 데 대해서는 ‘공직자 윤리법’의 예를 들어 반박했다. “공무원 퇴직 이후 2년 내에 관련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는 것도 직업 선택의 자유를 거스르지만 합리적인 이유로 인정돼 제한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시우 서울여대 교수(헌법)는 일부 위헌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개방형 이사제가 사학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데 대해 이 교수는 “사학의 자율은 사학의 설립 및 운영권의 자율도 있지만 대학 구성원의 자치 참여권이 있기 때문에 구성원이 추천하는 사람이 이사로 들어가는 것이 헌법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법리적으로 위헌의 소지는 없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개방형 이사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은 좀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사장의 직계존비속을 학교장에 임명할 수 없도록 한 데 대해서는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 이 교수는 “가업으로 교육사업을 하고 있었다면 당사자들이 그 분야로 진출할 가능성이 많은데 이를 막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비리가 있는 경우에 따라 처벌하면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개정법안을 발의한 열린우리당은 이미 법제처를 통해 위헌여부를 검토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기면 해당 조항을 삭제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안병영 교육부총리도 지난달 21일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의 사학법 위헌여부 질의에 대해 “검토결과 위헌소지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