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지난달 27일, 1급 지체장인인 숭실대 박지주 양(사회사업 3 휴학·휠체어장애인)이 "대학내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으로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며 학교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소송을 제기한 지난 3월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서면 공방에 이어 진행된 현장검증은 '학습권 침해'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실제 침해 정도'를 가늠하기 위한 자리로, 서울지법 민사 43 단독 김세윤 판사가 실시했으며 원고측 변호인단과 숭실대 장애인 교육권 보장을 위한 박지주 손해배상 청구소송 지원연대 소속 대학생 등 50여명이 함께 했으나 학교측 변호인단은 참석하지 않았다.
현장검증이 진행된 두시간 여 동안 숭실대에는 휠체어를 탄 박 양과 김세윤 판사를 필두로 보도진 등 참관자 50여명이 한 무리가 돼 숭실대 곳곳을 꼼꼼히 살피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현장검증은 인문대·과학관·생활문화관·도서관·학생회관·전자계산원·사회과학대·정보대 순으로 진행됐고, 김 판사는 경사로·화장실·리프트 등 매개시설을 주로 점검했다. 그러나 대개의 건물에서 매개시설을 찾아 볼 수 없거나, 설치돼 있어도 규격에 맞지 않아 유명무실한 경우가 태반이었다.
특히 박 양이 소속돼 있는 사회과학대의 경우, 규격에 맞지 않는 경사로를 제외하고는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으며 박 양의 소속학과 사무실 입구는 소파가 가로막고 있어 휠체어 진입 조차 불가능했다.
박양은 "후배 장애 학생들에게 불편한 시설을 물려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소송을 결심했다"며 "장애인의 학습권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박양의 변호인인 박태현 변호사는 "학교측은 선발한 장애학생을 위해 화장실, 책상 등 최소한의 시설이라도 보장했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요구한 손해배상금 5천만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배려의무 불이행'이라는 학교측의 불법 행위를 규정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소송은 장애인의 교육권을 문제로 한 국내 첫 사례로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시작으로 비슷한 사례의 소송이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