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방대생의 체감 취업지수는 올해 들어 더욱 심각해져가고 있는 상태다. 얼마 전 전남지역 한 대학 출신 취업재수생이 대학 전산망을 해킹, 본인의 성적을 조작해 입사에 성공했지만 뒤늦게 발각돼 구속된 일이 있었다.
이 대학 무역학과 4학년 김모양은 "처음에는 대기업 등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학점, 토익 등 충분치 않아 마음을 돌렸다"며 "해킹으로 성적조작까지 했던 그 사람의 심정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양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대기업들이 온라인 접수 과정에서 지방대 출신을 선별, 자동 탈락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는 루머까지도 돌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지역 한 대학 신방과 4학년 이모군은 "실제 취업에 있어 지방대 차별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느끼는 심리적 박탈감은 상당하다"며 "후배들도 너무 많이 보고 들어 미리 공무원 준비, 고시공부 쪽으로 뜻을 돌리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전했다.
서울지역 학생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학내 분규가 있었던 대학 출신 지원자들은 기업에서도 노골적으로 거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한 학기동안 학내 분규로 몸살을 앓았던 모 대학 모의면접에서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분규로 6개월간 수업을 제대로 못받은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뽑을 수 없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이 대학 평생교육과 4학년 김모양은 이같은 현실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때문에 일찍부터 대기업보다는 본인의 전공을 살려 중소기업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취업대란에 대해 인천 모 대학 지구환경공학부 4학년 백모군은 "졸업예정자들은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을 선택하고 있다"며 이를 기업의 '모라토리움'에 비교했다. 백군은 또 "산업화 시절 중간관리자를 양산하기 위해 대학을 마구잡이로 늘렸던 국가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 공유에서부터 창업을 통한 적극적인 활동까지, 취업대란에 대한 대응책도 다양하다.
개설 일주일만에 회원 5백명을 돌파한 '취업하고 싶어요 Help me(www.freechal.com/crazy100soo)' 마스터 김성민 군은(서울시립대 경영4) "기존의 취업사이트들과는 달리 실제 서류전형 합격자들의 서류를 공개, 노하우를 공유하자는 의도에서 만들게 됐다"며 "비슷한 처지의 회원들이 순식간에 몰리는 것을 보고 최근의 취업난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방학동안 2개월간 소프트웨어를 개발·유통하는 벤처회사에서 근무하면서 현장 실무를 익힌 건국대 임철호군(경영3)은 현재 노래방 관련 아이템으로 특허 출원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다. 임 군은 "기회가 있고 비전이 있다면 창업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 창업을 타진중"이라며 "창업이 여의치 않다면 내년에 휴학을 하고, 1년정도 어학연수를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