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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인터뷰】테러 후 '취업문 너무 좁다'
실력보다 인맥 필요성 느껴
토익점수ㆍ학벌의 어려움
기업들 74년생까지 나이 제한
"오사마 빈 라덴이 옆에 있다면 목을 비틀어 주고 싶을 정도라니까요. 가뜩이나 취업하기 힘든데 미 테러 영향으로 취업문이 더욱 좁아졌잖습니까. 이제는 저 개인의 실력보다도 인맥 동원의 필요성마저 느껴요"

지난 8월 서울 소재 모 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한 김정민 군(가명·28)은 지난해 하반기 경기상황이 안좋은 탓에 졸업을 좀 미루는 대신 영어 공부를 하려는 계획으로 6개월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하지만 귀국 후에도 경기는 회복되지 않았고 업친데 덮친 격으로 미 테러와 보복공격까지, 최근 일련의 상황은 암담하기만 하다.

김 군의 학점은 평점 3.7점, 토익은 8백20점이다. 워드 2급 자격증과 1종 운전면허를 갖고 있고, 지난 5월에는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위해 학교 근처에서 자취생활을 시작했으며 졸업 후에는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겠다는 심정에서 인터넷 정보검색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올 초부터 지금까지 김군이 제출한 이력서는 약 30여통 가량. 대기업 위주로 지원했으나 서류전형에 통과했던 적은 단 두 번 뿐이었다.

"사실 제 조건이 내세울만한 것은 안되죠. 토익 점수가 많이 약하구요. 하지만 때로 저보다 못한 친구가 채용되는 것을 보면 기업의 채용기준이 뭔지, 도대체 제 위치는 어느 정도인지 답답합니다. 그렇다고 아직까지는 눈높이를 낮추고 싶지 않아요"

이런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을까 싶어 얼마 전에는 '취업지수'를 알려준다는 사이트에서 테스트도 해봤다. 종합성적 1천점 만점에 김군의 점수는 7백60점. 6백점 이상은 취업이 암울하지는 않다고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영 믿음이 가질 않는다.

"졸업도 했고, 나이도 있는데 생활비 등 부모님께 손을 내밀기도 민망하죠. 게다가 지난해 회사 다니며 번 돈으로 어학연수 비용을 대줬던 동생이 내년에는 대학에 진학 하겠다는데, 이제는 제가 밀어줘야 할 때라는 생각에 조급하기도 해요. 하지만 지금 당장 급하다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보다는 취업에 몰두하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4일은 졸업한지 두달째 되는 날이었다. 졸업 후, '적'을 둘 데가 없어진 뒤부터 부쩍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지난 몇주간은 가슴에 응어리가 맺힌 듯 답답한 것이 잠도 제대로 오지 않았었다. 대부분의 기업이 올해 신입사원 나이 제한을 74년까지로 두고 있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압박감도 한몫한다.

"취업정보실 선생님이 '신문사에 연락이 왔는데'라며 말을 꺼내셨을 때 전 취업의뢰인줄 알고 잠시 동안 많은 생각을 했어요. '신문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라고 말이죠. 인터뷰 섭외라는 걸 알게됐을 땐 황당하더라구요"

토익점수와 학벌 때문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김군은 다시 토익책을 펴 놓은 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김은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1-10-27 오후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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