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군은 당시 요염한 율동과 함께 폭발적인 가창력과 고음처리로 여자들도 부르기 힘들다는 가수 소찬휘의 ‘tears'를 소화해내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를 자아냈다.
‘진정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무대에 나타난 박군의 음성이며, 율동은 영락없는 여성. 유니섹스시대 맞춤 스타였던 셈이다. 뒤늦게 박군을 만나봤다.
“목소리나 행동이나 모두 여성적인 면이 다분하죠. 한때 컴플렉스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이런 저런 모습 모두 저 ‘박경준’이니까요”
요즘은 친한 친구를 위해 핸드폰 커버를 만들고 있다. 가방에서 십자수 재료들을 꺼내 보이며 덧붙인다. “평소에 저한테 너무 고마운 친구에요”
남자 중·고등학교를 나오면서 여자같은 목소리며 행동거지가 고민거리가 됐을 법도 한데 박군은 꾸밈없고 당당하다. 한때 그런 자신의 모습이 컴플렉스였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선배, 친구들의 격려와 타고난 끼는 컴플렉스를 오히려 개성으로 승화시켰다.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박군. 즐겨 부르는 노래들마다 가창력 좋기로 소문난 여가수들의 곡이다. 양파, 옥주현, 장나라, 박화요비, 아쿠아 등 모창이 수준급. 요즘에는 틈만나면 목젖을 살짝 누르면서 하리수의 목소리를 연마하기에 여념이 없다.
“생물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수학여행 때나 5·6교시 학생들이 졸고 있을 때면 제 특유의 목소리가 빛을 발하겠죠. ‘조용히 해!’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하거나 저절로 드러나겠죠”
박군은 춤과 노래를 즐기며 재미있게 살고 싶단다. 거기에 얽매이고 힘들어질까봐 ‘가무’를 업으로 삼지는 않을 계획. 하지만 ‘선생님’이라는 꿈을 이뤄내기 노력에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