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이주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교육 관련 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안’을 통과시켰다. 대학 등 교육 관련 기관이 보유한 정보에 대한 공개에 필요한 기본 사항을 정한 법률로, 고등교육기관뿐 아니라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정부로 넘어와 공표되면 내년 5월 중순부터 시행된다.
이른바 ‘대학 정보 공시제’로 불리는 특례법에 따라 공개되는 것들은 대부분 교육여건과 학교 운영 상태에 관한 것들이다. 졸업생 취업률을 비롯해 충원율, 교수 확보율, 예·결산 내역 등 학교 및 법인의 회계 등을 공개해야 한다. 교수 연구성과와 산학협력 현황, 도서관 및 연구에 대한 지원 현황 등 연구에 관한 정보도 공개 대상이다.
지금도 취업률이나 신입생 미충원율 등을 교육부나 대교협 등에 보고하긴 하지만 외부에는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가 매년 발표하는 취업률도 상위 20개 정도 대학만 공개하고 있고, 미충원율도 국감 때 등을 제외하곤 아예 공개되지 않는다. 의무 규정이 아닌 탓이다. 하지만 내년 5월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
대학이 이런 정보들을 공개하지 않거나 허위로 공개하면 교육당국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고 시정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고등교육법’에 따라 학생정원 감축, 학과 폐지 또는 학생 모집정지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다.
공개하는 정보의 구체적인 범위, 공시횟수 및 그 시기, 정보 공개방법 등은 대통령령으로 따로 정하게 되어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핵폭탄’이 될 수도 있다.
취업률 하나만 보더라도 시행령에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대학 전체 취업률만 공개할지, 개별 학과 취업률까지 공개할지가 달라지기 때문. 대학 전체 미충원율만 공개할지 개별 학과의 미충원율까지 공개할지 여부도 시행령에 달렸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정보공시제가 시행돼 개별대학별로 취업률 등이 공개되면 수험생과 학부모, 기업체 등 수요자들의 선택에 의한 자율적인 구조개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으로 시행령 제정과정에서는 초중등학교의 정보공개 범위를 놓고서도 뜨거운 논란이 예상된다. 학술연구나 정책개발에 한해 공개하되, 개별 학교의 명칭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이 붙긴 했지만 국가 또는 시·도 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한 기초 자료와 학교의 학년별·교과별 학습에 관한 상황 등도 공개 대상이기 때문.
개별학교 학생들의 성적자료 등까지 공개대상 범위에 포함할 경우 학교 간 차이를 그대로 드러낼 수 있어 학교 서열화 논란에 따른 파장을 낳을 공산이 크다. 학교 간 차이 인정은 3불 정책 가운데 ‘고교등급제’와도 연관돼 있어 3불 정책 재검토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교육부 박경재 정책홍보관리실장은 “정보공개 대상의 구체적 범위는 앞으로 시행령에서 정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학업성취도 평가의 경우 전국 3%의 학교만 표집해 실시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단위학교의 정보공시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