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청년광장 앞 화단, 인제대 인당관 앞 정원, 광운대 비마상 앞 화단, 부경대 웅비탑 옆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이곳은 각 대학이 개교기념일 등을 맞아 타임캡슐을 묻은 자리. 타임캡슐 안에는 각 대학의 역사와 특성을 대변하는 물품이 담겨있어 오랜 시간 여행 끝에 개봉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짧게는 4년 후부터 길게는 1백년 후에 개봉 예정인 타임캡슐 안을 미리 엿봤다.
◆서강대는 지난달 29일 ‘서강문화축제’ 시작을 기념해 학내 청년광장 옆 화단에 타임캡슐을 묻었다. 서강문화축제는 서강대 입학 25주년이 되는 동문들이 학교를 찾는 홈커밍 행사. 올해 처음열린 서강문화축제를 기념한다는 의미에서 04학번 신입생들의 타임캡슐을 제작했다. 타임캡슐은 04학번이 입학 25주년을 맞는 2029년 5월29일 개봉될 예정이다.
타임캡슐 안에는 강의실 좌석표, 시험기간 중 공부한 연습장, 성적표, 수험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롤링페이퍼, 식당 먹거리 목록 등 재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제안한 아이템을 담았다.
이밖에 2004년 한국사회 최대의 이슈였던 ‘대통령 탄핵소추’ 관련 기사와 핸드폰, 소주 1병, 2004-2005 대학요람, 2004년 달력 등 한국사회와 서강대의 2004년을 반영한 물건들도 담겼다.
◆인제대 본관 인당관 앞 정원에도 타임캡슐이 묻혀있다. 인제대 타임캡슐은 지난 3일 개교 25주년 기념일을 맞아 매설돼 대학가 곳곳에 묻혀있는 타임캡슐 중 가장 따끈따끈하다. 지름 30cm, 높이 1m의 원통형 타임캡슐 안에는 대학 설립인가 공문을 비롯해 이사장, 총장, 교직원들의 기념 메시지와 미래의 자신과 후배들에게 보내는 학생들의 편지 등이 들어갔다. 식권, 승차권, 인제대 관련 기사 등도 담았다.
미래 자신의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를 타임캡슐에 넣은 기획홍보처 홍정희씨는 “아직 미혼이지만 25년 후면 결혼해서 대학생 쯤 되는 아이를 두고 있을 것”이라며 “25년 후에도 대학에서 근무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50주년 기념식에 꼭 참석해서 아이에게 그 편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제대 타임캡슐은 25년 후인 2029년 6월3일 개교 50주년 기념일에 빛을 보게 된다.
◆광운대도 지난달 21일 광운학원 창립 70주년 기념행사 일환으로 타임캡슐 봉안식을 가졌다. 타임캡슐이 묻혀있는 자리는 본관 비마상 앞 화단. 광운대는 이를 2034년 창립 1백주년 기념일에 개봉할 예정이다.
타입캡슐에 봉안된 품목은 이 대학 행정부서, 학과 등에서 제출한 자료들로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70가지를 채택했다. 2004년 현재 재직교직원과 재학생들의 인적자료, 설계도 평면도 등 시설관련, 학생모집관련, 70주년 기념사업회 관련 자료 등이다.
광운대는 또 30년 후 타임캡슐을 개봉했을 때 CD로 제작된 디지털 자료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한 노트북 한대를 함께 묻었다.
박영식 광운대 총장은 “타임캡슐 봉안은 광운의 역사를 만드는 일이요, 보존하는 일”이라며 “30년 후 이 안에 들은 품목들을 통해 오늘 우리가 대학 발전을 위해 기울인 노고를 되새기면서 큰 교훈을 얻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경대 대연캠퍼스 본관 웅비탑 옆 화단에 나란히 묻힌 두 개의 타임캡슐을 이 대학의 독한 역사를 대변하는 명소다. 두 개의 타임캡슐에는 각각 지난 96년 통합돼 부경대로 거듭난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의 역사가 보관돼 있다.
부산수산대 타임캡슐은 통합 이전인 지난 91년 5월15일 수산대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것. 당시 유행하던 민중가요 카세트 테이프와 이를 들어볼 수 있는 오디오, 학생들의 패션 트렌드를 보여주는 사진, 대학 50년사 등이 담겼다. 부산수산대 개교 1백50주년 후인 2091년 개봉 예정이다.
부산공업대 타임캡슐은 통합 이후인 2002년 5월10일 매설됐다. 통합 이전 두 대학의 역사를 함께 보존한다는 차원에서 제작했다. 공업대 60년사, 교기, 총학장 명단, 동창회 명부, 교직원수첩, 졸업앨범 등을 담았다. 양 대학 통합 1백돌이 되는 2096년 개봉 예정이다.
부경대는 오는 2006년 개교 10년이 되면 이 두개의 타임캡슐 옆에 둘이 하나가 된 부경대의 역사를 담은 타임캡슐을 하나 더 묻을 계획도 검토 중이다.
◆덕성여대는 지난해부터 입학식에서 신입생들 개개인의 꿈과 포부를 적어 타임캡슐에 보관해왔다. 이 타임캡슐은 4년 뒤 해당 학생들의 졸업식에 개봉돼 당시의 포부를 되살리게 된다. 덕성여대는 오는 9월 타임캡슐 보관용 조형물을 별도로 제작해 학생회관 앞에 설치하고 학생들의 꿈을 담은 타임캡슐을 보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