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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재정 확충, 활로는 없는가 <7> 재정운용 투명성을 높여라
재정운용 투명성 확보가 발전 밑거름
인터넷 예결산 공개 범위 확대로 투명성 제고
표면적 변화는 물론 공개된 내용 내실 기해야
재정운용 투명성은 기관의 신인도를 측정하는 주요한 잣대다. 굴지의 기업들이 비자금을 조성, 정치인들에게 뒷돈을 댔다는 사실이 줄줄이 적발됐다. 걱정스러운 것은 국내 기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장기적인 투자유치가 불가능해질지 모른다는 위기감. 그리고 이같은 행위가 가능할 수 있었던 ‘구조’에 있다.

대학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최근 대학은 재정확충을 위해 등록금 자율책정, 수익사업 확대 등의 묘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는 그동안 자행된 대학의 부정비리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드러난 교비유용 및 횡령 등 부정은 ‘세계적 경쟁을 통한 대학 경쟁력 확보’를 표방하는 대학의 외침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재정운용 비리, 뿌리부터 뽑아내야 대학이 도약할 수 있다. 투명한 운영으로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대학이 성장할 수 있다.

‘대학 예·결산 공개현황’으로 본 대학의 재정운용 투명성은 예전에 비해 진일보했다. 그러나 내실면에서는 아직 모자르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대학이 예·결산서를 인터넷 등에 공개하고 있다. 예·결산서 공개를 외치며 학생들이 단식투쟁을 하던 때도 있었다. 일부 대학에서는 불과 4~5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학 홈페이지에서 일상적으로 예결산서를 찾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학 홈페이지에 예·결산을 공개한 대학은 2001년 55.2%에서 2003년 99.3%(교비회계 기준)으로 크게 늘었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는 예·결산 공개범위를 확대하고 열람을 용이하게 하는 등 재정운용 투명성 제고를 돕고 있다. 대학은 지난해부터 법인 및 학교회계를 포함, 수익사업과 병원회계까지 의무공개 해야 하며 감사보고서 원본도 의무적으로 공개토록 했다.

그러나 예·결산 공개 확대 등 표면적인 변화와 더불어 공개된 내용이 내실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00%에 가까운 대학들이 예·결산서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집계됐던 지난해. 그러나 내실은 터무니 없었다는 평가다.

감사보고서는 재무제표에 드러난 대학운영의 단면을 전문가의 입장에서 평가했다는 점에서 예·결산 공개의 완결편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원본공개에 의미가 있는 감사보고서의 경우 1백50개 대학 중 28.5%인 42개 대학만이 이를 지켰으며, 42.7%는 감사의견표시로 대체, 나머지 29.3%는 감사의견표시조차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사회나 공인회계사의 내·외부 감사 내용을 보면 문제를 지적하기보다는 절차에 그치는 수준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 예·결산 공개가 요식행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대목이다.

본지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교육부 감사 등을 통해 교비유용 및 횡령 문제가 드러난 대학의 사례를 역추적했다. 문제가 된 대학의 2002년 결산 감사보고서를 검색했다. 아예 감사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경우가 태반. 공개한 대학에서도 자금운용의 부적정성을 지적한 보고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회계감사의 경우 교육부 감사와는 달리 ‘회계처리’에 대한 부분에 그친다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교비유용·횡령 등 자금문제가 불거진 대학의 문제를 놓쳤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힘들다.

지난해 교육부 감사결과 교비 70억원을 불법지출하는 등 수십건의 부적정 운영사례가 드러난 대구지역 A대. 교육부가 이사장과 전 총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 조치했다. 그러나 이 대학이 공개한 감사보고서는 이사회 감사들이 진행한 내부감사보고서에 그친 데다 “이사회 운영과 업무에 관한 사항은 적절. 별첨 재무제표는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에 따라 적정 표시됐다”고 보고됐다.

서울지역 B대는 최근 교육부로부터 감사를 받아 수백억원대의 교비전용 사례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학을 감사한 유명 회계법인은 ‘적정처리’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서울지역 C대는 회계조작 등을 통해 교비 7억여원을 이사장에게 부당지급한 사실이 지난해 교육부에 적발, 이사장과 총장 등 3명이 고발됐다. 이 대학이 감사보고서 원본 대신 공개한 감사의견서에는 어떤 문제점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밖에도 교육부 및 검찰조사 결과 교비유용 및 횡령사실이 드러난 전남지역 K대, 강원지역 D대 등은 감사보고서 자체를 찾아볼 수 없었다.

재정운용 투명성 확보는 대학 경쟁력의 전제조건이다. 대학도 이젠 더 큰 발전을 위해서는 예·결산의 투명운용 등의 대책마련을 통해 구성원간 신뢰회복과 경영구조의 안정적인 틀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김은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4-06-02 오후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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