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있는 교수들의 아이템 제안도 늘고 있으며, 교수 주도의 학내 벤처 중에서 학교기업으로서 승산이 있는 사업체를 선별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관련기사 6면>
이화여대는 디자인과 식품 분야에서 오는 4~5월 학교기업을 설립할 계획이다. 대학의 전문성과 기업의 인프라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대학은 아이디어와 전문성을 제공하고 제휴사의 생산라인과 판로를 이용하는 형태. 대학은 이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유아교육학과와 디자인대학원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유아용품을 대기업 홈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미 CJ홈쇼핑 등 기업 쪽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식품 분야 사업에서는 기성 업체에서 제조한 식품의 안전성을 검사하는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한국기술교육대는 이 대학 교수가 2년 전 설립·운영하는 ‘반도체재활용’ 분야 벤처기업 운영권을 인수해 학교기업으로 만들 계획이다. 상반기 중 창업 예정으로 해당 교수와 타당성 검토 및 기업인수 조건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대학인 주성대학도 내달 중으로 산업교육진흥법상 허용된 형태의 학교기업을 새로이 설립할 계획이다. 이 대학은 작업치료학과와 연계한 ‘발달장애아동 물리치료’를 사업화할 예정으로 이미 1억원을 투자해 해당 학과 옆에 시설을 갖췄다. 교수 등 내부인력 외에도 외부 전문가를 별도로 채용, 운영을 맡길 방침이다.
서울대는 “대학이 전면적으로 사업까지 하고 나설 경우 학교 위상이 ‘돈’으로만 평가될 수 있다”는 여론 때문에 학교기업 논의가 소극적인 편이다. 특히 서울대가 지난 2001년 학내 특허관리를 위해 일찌감치 ‘산학협력재단’을 발족, 운영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행보는 예상 밖이기까지 한 경우다.
그러나 최근 불경기가 계속돼 기존 기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대학의 행보는 조심스럽다. 과잉투자와 손실에 따른 우려, 일부 사학재단의 모럴해저드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학교기업 대표를 맡아 운영할 예정인 이준승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장은 "교수들이 경영 전문가는 아닌 만큼 아직은 자신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교비를 직접 투입하기보다는 대기업 중심의 협력 업체들의 투자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명한 경영, 합리적 투자를 지도감독하는 장치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변종국 영남대 기획처장은 “학교기업이 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반면 과잉투자로 오히려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자칫 비윤리적 재단의 자금은닉에 이용될 소지도 있으므로 견제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영한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장은 “학교기업 수입의 절반 이상을 반드시 대학으로 환원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