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 노동자의 월평균임금은 2002년 8월 96만원에서 1백3만원으로 7만원(6.9%) 인상됐다.
같은 시기 정규직이 1백82만원에서 2백1만원으로 10.6%가 인상된 데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2000년 53.7%, 2001년 52.6%, 2002년 52.7%, 2003년 51.0%로 해마다 격차가 커지고 있다.
대학 내 비정규직 규모
대학가에도 비정규직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학의 비정규 노동자는 지난 99년 30%에서 2002년 38%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전국 1백25개 사립대 직원 2만2천5백여명 중 40%(8천8백여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별로는 경동대 경주대 나사렛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대구외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동아대 목원대 부산외대 서경대 숭실대 연세대 인제대 조선대 중부대 한국외대 한남대 한성대 홍익대 등 39개대에서 비정규 노동자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대학의 3분의 1 규모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학의 비정규 노동자 규모는 실제로 이보다 훨씬 높은 평균 6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혹자들은 “대학에 직원이 얼마나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도 말한다.
현실적으로 단과대학 행정실이나 연구소, 부속기관 등 곳곳에서 고용한 비정규 노동자 규모를 대학본부는 물론 노동조합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둘러싼 논란
비정규직을 둘러싼 문제들도 심심치 않게 터져나오고 있다. 전국대학노동조합(위원장 금기송)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농성, 파업 등을 진행했던 25개 대학 중 절반이 넘는 14개교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대두됐다.
덕성여대 고려대 유한대학 강남대 협성대 서울대관악사 극동정보대학 강원관광대학 동덕여대 신성대학 등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차별철폐를 핵심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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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외대 노동조합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주장하며 대학 본관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 대학노조 제공 |
최근에는 한국외대 노동조합이 ‘대학본부가 직접 고용한 비정규 직원들을 정규직화 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학교측과 단체협상에 돌입했으나 7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지난달 27일 최종 결렬됐다.
한국외대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 대학에는 현재 근속연수 7~8년차까지 총장이 직접 임명한 임시직 62명이 재직 중이다. 그러나 이들의 임금 수준은 정규직원의 3분의 1수준이다.
단계적으로 이들을 정규직화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대학측은 ‘정규직 결원이 생기거나 신규채용 할 때 25%를 임시직으로 할당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학교측이 제시한 방법에 따르면 이들 62명이 정규직이 되는 데는 20년이 걸린다”며 반대했다. 노조는 현재 본관에서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며 3일 쟁의행위 여부를 결의할 예정이다. 최악의 경우 파업까지 치닫게 될 전망이다.
미화원, 주차관리원 등 용역직원 운용 문제도 지적됐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가 전국 8개 국공립대 등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공공부문 간접고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부 대학에서 불법파견, 최저임금법 위반 사례 등이 적발됐다.
지난 2001년 한국해양대와 서울대에 이어 2002년에는 부산대가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고발됐다. 이중 해양대는 또 지난해 2월 부산지방노동청에서 불법파업에 대한 시정명령을 받았고, 부산대와 전남대는 청소용역자들에 대해 휴가제도 적용하지 않았다. 휴가 미사용에 따른 수당지급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이에 대해 “용역 등 간접고용을 해야 지원하겠다는 정부 방침으로 대학 등 공공부문 간접고용이 늘어 노동현장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 확산 전망
비정규직 문제는 앞으로 대학 내에서도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 대학노조는 2004년 단체협약에서 핵심공동요구사항으로 ‘비정규직 차별철폐 및 정규직화’를 상정하고 총력을 모은다는 방침. 전국사립대학노동조합협의회(의장 유제욱 이화여대 노조 위원장)도 오는 9월쯤 연맹으로 조직화하고 이를 중심으로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개별대학들도 ‘비정규직을 채용하고자 할 때는 노조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정규직의 업무를 임시직 또는 시간제 노동자로 대체할 수 없다’는 등 협약안을 대학측에 제시하고 있다.
한정이 대학노조 정책국장은 “그 동안 대학들이 규모는 팽창했지만 직원 수는 크게 늘지 않았던 이유는 정규직을 뽑기보다는 임시직으로 쉽게 뽑고 정리했기 때문”이라며 “수년 동안 이런 사태를 경고했지만 조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