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5가 처음으로 비공개 시험비행을 할 때는 조마조마했어요. 떴다는 기쁨보다는 사고는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었죠.”
동아리 회장 석재원군과 01학번 동기 이경호군(항공기시스템공학4휴학)에게 X-5는 특별하다. X-5 제작 프로젝트가 시작된 때가 지난 2001년. 01학번인 석재원군과 이경호군은 ‘아무것도 모르던’ 새내기 시절부터 X-5 제작에 참여해 4학년이 돼서야 결실을 봤으니, 대학생활을 오롯이 X-5에 바친 셈이다.
X-5는 항공기제작연구회가 지난 20년 동안 제작해 낸 5번째 작품. X시리즈 중 최초로 제작된 ‘2인승’ 경비행기다. 또 전 단계 기종들이 알루미늄 등 올 메탈로 제작됐던 데 비해 X-5는 날개를 FRP(섬유강화플라스틱) 복합재료로 만들어 경량화에 성공했다. 총중량 460kg, 비행속도 180km. 보통의 경비행기 성능에 비추어 손색이 없을 정도다.
석군과 이군은 각각 헬리곱터와 전투기를 만들겠다는 꿈을 안고 동아리에 들어왔다. 헬기와 전투기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X-5 제작도 만만치 않았다. 작업을 시작한 2001년 8월부터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날개 몰드를 제작하던 2002년에는 설 연휴에도 밤샘작업을 해야했고, 온 국민이 열광하던 월드컵도 다른 나라 얘기였다. 이군은 특히 텔레비전도 없는 조치원 공장 컨테이너에서 숙식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상경, 서울역에 설치된 비전을 통해 스페인전을 본 기억이 전부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조종석 부분의 ‘캐빈’을 제작하기 위해 수입한 고가의 자재를 잘못 커팅하는 바람에 선배들의 눈총을 한몸에 받았던 기억. 결국 재수입 과정을 거쳐 제작 일정이 3주나 미뤄지기도 했다.
추운 겨울 작업장에서 새벽 3~4시까지 일을 하는 것은 보통. 졸다가 칼날처럼 예리하게 커팅된 알루미늄판에 쓰러졌던 일, 연통에 머리를 박아 화상을 입을 뻔 했던 일. 이제는 모두 추억으로 남았다.
“하늘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었어요. 비행기가 어떻게 나는지 개념도 없으면서 그저 날고싶은 꿈 하나였던 것 같아요.”(이경호군)
“이제는 후배들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줘야 할 때에요. 우리가 그랬듯이 정말 멋진 X-6를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하늘을 나는 꿈’을 끝까지 잊지 말았으면 해요.”(석재원군)
X-5는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지난 3년 동안 “몸으로 체득하며” 익혔던 비행제작 기술은 석군과 이군 모두에게 뼈 속 깊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