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특히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국립대 설치 검토를 지시한 이후 범시민추진단을 중심으로 대시민 홍보전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교육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타지역 관계자들은 울산과 인천 등 국립대가 없는 지역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현 상황에서 국립대 ‘신설’은 어렵잖느냐는 입장을 보이며 관망하는 분위기. 지난해 울산시가 이전 및 분교 설치를 요청했던 부경대, 경북대 등 인근의 국립대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인근지역 대학 및 교육부 반응
부경대는 지난해 8월 울산시의 요청을 받고 캠퍼스 울산 이전 계획을 검토하다가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로 무산되자, 논의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부경대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부경대는 부산에 국립대가 많아 이들과의 경쟁에 힘겨움을 느끼고 있던 상태. 울산 이전이 대학발전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는 것. 하지만 구성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현 총장 임기(2004.7) 안에는 이 문제를 추진하지 않기로 마무리 지었다.
부경대 관계자는 “울산에 국립대를 설치하는 문제는 기존 대학이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우리가 겪었던 문제(구성원들의 반발)를 똑같이 겪게 될 것”이라며 “풀어가는 것은 결국 정치력에 달렸다”고 조언했다.
경북대는 지난해 말 울산 북구청에서 분교 설치를 요구받은 경우. 학교 차원에서 검토하고 울산시와도 비공식적으로 모임을 한번 가졌지만 그 이상의 논의는 없는 상태다.
오영수 기획처장(경제)은 “다른 지역에서 국립대 설치를 추진한다는데 왈가왈부 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분교 설치 기회가 닿으면 경북대의 정원을 늘리지 않는 방법, 현 정원을 캠퍼스별로 분배하는 형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생각은 했었다”고 전했다.
이성진 동아대 기획처장(금속공학)은 “부산에는 부산교대를 제외하고 국립대가 3개나 된다”며 “보통 광역시 별로 1개의 국립대가 있는 게 보통이라면 울산에는 국립대를 신설하기보다는 재배치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대래 신라대 홍보부장은 “부산 뿐 아니라 경남지역 전체를 놓고 보면 대학이 너무 많다”며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해서는 기존에 있던 대학이 옮겨가는 게 낫다는 게 여론”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조심스러운 입장. 검토는 하지만 아직 이렇다할 후속대책은 없다. 김원찬 교육부 대학정책과장은 “필요성을 고려하면서 현실 적합성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추이를 지켜보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과장에 따르면 교육부는 울산시와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 있으며 기존 대학 이전, 분교설치를 포함해 다양한 방법을 고려 중이다.
◆ 울산시 추진 의지 강력
울산시와 지역 시민단체의 추진 의지는 강력하다. 특히 울산 국립대 설치 범시민추진단은 대통령의 검토 지시가 있었음에도 교육부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오는 23일 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시 관련 내용이 언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부를 압박하겠다는 방침이다.
울산국립대설치 범시민추진단(상임의장 박일송 춘해대학 영문과 교수)은 울산시내 순회 홍보활동을 통해 울산시민에게 관련 내용을 알리는 한편, 사이버 시민운동을 전개 교육부, 국무총리실, 청와대 등 홈페이지에 울산 지역 국립대 설치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다.
박일송 범시민추진단 상임의장은 “지방분권화시대를 맞아 산업체-지자체-대학이 삼각구도를 이뤄 발전해야 하는데, 한 축을 담당하는 대학이 없으면 지방발전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다른 지역에 대학이 많다고 해서 이를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또 “울산시 성인의 평생교육 수혜율은 전국 평균(17%)을 밑도는 12%에 불과하며, 산업수도인 울산의 위상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산업 첨단화, 고도화를 위해 국립대가 기술개발을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효이 울산시 기획관리실장은 대학 신설 타당성 논란에 대해 “대학 난립의 문제에 대해서는 한편으로 통폐합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조절하는 방식을 추진하면서도 꼭 있어야 할 자리에 없는 것은 만들어 주는 식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실장은 또 “지난해 기존 대학을 이전하는 방향으로 추진해보니 학내 구성원 의견 조율 문제도 그렇고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더라”며 “향후 추진 방향은 ‘신설’쪽으로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 내 유일한 4년제 종합대학인 울산대도 국립대 설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정길 울산대 총장은 지난 6일 ‘울산국립대 설립 추진상황 보고회’에 참여해 “인구 1백10만이 넘는 광역시에 종합대가 1개 뿐이라는 것은 문제”라며 “울산에 국립대가 들어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은영ㆍ김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