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개강의에서 추 전 의원은 '미국의 세계화 전략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 한양대생 200여명과 기자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추 전 의원은 "내가 요즘 인기 개그프로의 '사모님'과 닮았다고 한다"면서 "홈페이지에 '김기사'라는 필명을 가진 사람이 '사모님'처럼 재밌게 강의해달라고 당부하더라"고 분위기를 이끌었다.
추 전 의원은 준비해온 강의 자료와 지난 2년간 미국생활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을 소개했다.
추 전 의원은 "반미란 미국을 무조건 반대한다, 싫어한다는 게 아니라 미국의 하나의 가치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지적할 수 있는 것"이라며 "소련붕괴 이후 힘의 균형상태가 허물어지고 9.11을 겪으면서 미국은 '부자 한 사람이 그 동네 모두를 도둑으로 보는 것 같은' 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북핵문제와 관련 추 전 의원은 현정부 초반 북핵특사로 미국에 갔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어떻게 악과 친구가 될 수 있느냐'는 미 관리들의 질문을 받고 어처구니가 없었다"면서 "북한이 핵개발을 한다는 증거가 없지 않느냐는 식의 논리적 접근으로는 실익이 없더라"고 회고했다.
추 전 의원은 이어 "미국은 북한을 냉전시대의 산물로 구조적 모순 속에서 관찰하려는 게 아니라 선악을 가르는 단순한 인식에서 바라보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1%라도 위험성이 있다면 사전 제거해야 한다'는 네오콘의 논리가 바탕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이 이를 대외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이 핵개발 의혹이 짙은 리비아와 지원협상을 한 것은 중동정책을 미국의 대외정책 최우선 순위에 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추 전 의원은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취급하고 해결할 의지를 보이느냐는 민주주의 확산에 대한 미국의 진정한 실천의지를 가늠하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미국은 협력적, 민주적 리더십 중심으로 전략을 바꾸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화를 통해 민주주의를 확산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라크에서 민주주의가 확산되기는 커녕 전쟁이 확산됐다"면서 "미국이 중국의 민주화를 지원하면서 북한 민주화도 견인하도록 해 한반도 냉전대결구도의 청산의 길을 터 한반도 평화통일을 통해 민주주의의 동북아 벨트를 구축함으로써 진정한 세계전략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의가 끝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추 전 의원은 "정치 관련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지만 한 학생으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작통권)' 환수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추 전 의원은 "작통권 관련 논의가 지나치게 소모적으로 가고 있다"면서 "친미나 반미, 보수나 진보 우리 모두의 목적은 국익을 강대국인 미국에 어떻게 설명하고 반영하느냐에 있는 만큼 바람직하고 창조적인 방향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뭉뚱그려 답했다.
추 전 의원은 한양대 법대 77학번으로 한양대의 제의를 받고 이번 학기부터 국제학대학원 한국학 전공 초빙교수로 임용됐다. 추 전 의원은 이번 학기에 국제학대학원 한국학전공 강의인 '실무특강'과 학부 교양강의인 '동북아국제관계의 이해" 수업 강의를 맡았다.
이날 공개강의는 '동북아국제관계의 이해' 3번째 수업으로, 이 강의는 김유은 교수와 추 교수가 함께 옴니버스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추 교수의 강의는 이날이 처음이었으며 다음달 중순경 또 한차례 공개강의가 예정됐다.
한양대는 이날 강의에 추 전 의원의 지지자 등의 참석을 우려, 재학생과 신분증을 소지한 기자들에게만 참석을 허용했다.